나고야 의정서 발효시 '이익금 해외로'

 
 
[뷰티한국 문정원 기자] 국내 화장품 원료개발에 긴급한 적신호가 켜졌다.

나고야 의정서(Nagoya Protocol)가 내년 10월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화장품 제조에 사용되는 생물자원 원료의 대부분이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ABS산업지원센터에서 지난달 30일 발간한 'ABS와 생명공학 과학기술, 산업의 발전 그리고 접근 및 이익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제조에 쓰인 생물자원 원료 중 수입원료는 78%, 국산원료는 22%를 차지한다.

나고야 의정서는 지난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합의된 협약으로 생물자원을 활용하며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 유전자원 이용국은 제공국의 승인 후에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며, 자원이용으로 발생한 이익은 제공국과 공유해야한다. 즉 생물자원이 국가적으로 자원화되고 무기화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모 대기업이 스마트폰 판매 매출로 높은 생산실적을 내면 낼수록, 핵심원천 기술보유한 일본이 가만히 앉아서 돈버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는 16조6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시장규모는 11위이며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에도 아모레퍼시픽, 엘지생활건강, 에이블앤씨가 랭크돼 있다.

하지만 화장품 원료 시장만으로 봤을 때 국산원료 사용 비중은 22%에 그치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1년에 보내는 로열티만 1조 5천억에 이른다. 나고야 의정서의 이해당사자들간 협약 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협약 발효시 로열티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정부에서도 당초 '화장품 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규정하며 집중적인 투자 의지를 내비쳤지만, 현재 정부 신소재 연구개발비 비용으로 1년에 120억원 투자에 그치고 있다.

장준기 대한화장품협회 상무는 "업계 전반적으로 나고야 의정서에 대해서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알고 있더라도 피상적인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 실정에 맞는원료확보와 개발을 위한 정부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업계 전반에서도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대비할 수 있도록 협회차원에서 준비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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