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식물은 천연물 신약 보고…10년 사이 2200여건 특허등록

블록버스터 신약 ‘비아그라’의 복제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천연물 신약’이 FTA 이후 위기의 국내 제약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허청(청장 김호원)은 2000부터 2011년까지 천연물신약과 관련된 특허등록 건수가 2500여건에 달하고, 자생식물을 이용하는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가 차지하는 비율이 2200여건으로 90%에 달한다고 밝혔다.

천연물 신약은 주로 식물추출물을 이용하며 광물, 동물 또는 미생물로부터도 얻어지는 의약품으로서 조성성분ㆍ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을 말한다.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다룬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서 등장하는 들풀과 들꽃 등에서만 300여건의 천연물 의약 특허출원이 있을 정도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의약분야에서 부여된 특허권에서도 자생식물을 이용하는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기간 동안 천연물신약과 관련된 특허등록은 2488건으로 이중 내국인은 2267건(91.2 %)을 차지했다.

실제로 출시되어 국내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천연물 신약도 적지 않다. 누적 매출액이 3천억이 넘는 위염 치료제 ‘스티렌정(동아제약)’은 쑥, 1천억대의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정(SK 케미칼)’은 꿀풀, 하눌타리라는 쉽게 볼 수 있는 자생식물이 원료이다.

최근 새롭게 허가된 3종의 천연물신약의 원료도 담쟁이덩굴(시네츄라시럽, 기관지염 치료제, 안국약품), 나팔꽃(모티리톤정, 소화불량 치료제, 동아제약) 등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자생식물이다.

다만 천연물신약이 복제약 중심의 국내 제약회사가 다국적 제약회사에 맞설 수 있는 비교우위의 분야로 평가되지만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등록된 특허로 보면 허가 또는 시판된 천연물신약이 합성신약에 비하여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이며 출원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학 등의 기초연구기관의 특허권이 실제로 제품화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향후 산·학·연 간의 특허권 공유가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식물과 같은 유전자원을 이용해 얻은 이익을 원산지 국가와 반드시 공유해야 한다는 국제협약인 나고야 의정서도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어 우리나라 특산식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의 신약 개발전략이 요구된다.

홍정표 화학생명공학심사국장은 “천연물신약은 복수의 식물 추출물을 혼합하는 경우가 많아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침해 우려가 높으므로, 용도특허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합성신약과 같이 원료물질 자체의 물질특허라는 강력한 특허권을 보유하는 것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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