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투어리즘 퀸 오브 더 이어 대회가 다가올수록 지쳐가고...

 
 

2010년 9월 16일
오늘은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서 무척이나 몸이 피곤하다. 중국 와서 매일 새벽에 일어나 화장을 한다. 미스코리아 합숙 때는 특별한 촬영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편하게 다녔는데, 여기선 매일 카메라로 찍으니 화장을 계속하게 된다.

전혀 화장을 할 줄 몰랐던 내가 이젠 제법 내 얼굴을 꾸밀 수 있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내 룸메이트 이쿠미가 알레르기 때문에 이틀째 방에서 쉬고 있어서 무척이나 허전하고 외롭다. 이쿠미가 빨리 나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점심을 먹고 한 명씩 차에 탑승해 시티 투어를 했는데 차가 어찌나 빨리 달리던지 속눈썹이 떨어질까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시내 한복판에 도착해 무대에 올라 한 명씩 워킹을 한 후 전체 워킹을 했다. 그런데 워킹이 끝난 뒤 갑자기 비둘기 두 박스를 가지고 오더니 한 사람당 한 마리씩 잡게 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하늘이 노래졌다.

평소에 난 동물을 무척이나 무서워해서 만지는 건 엄두도 못냈는데 새를 잡게 하다니…. 새 다리하며, 눈하며, 깃털하며, 정말 무서웠다. 내 앞에 있던 친구들은 정말 아무렇지 않게 잡고 있어서 이 상황에서 내가 못 잡겠다고 하면 점수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소심한 생각에 용기를 발휘해 비둘기를 잡았다.

눈을 딱 감고 다리를 잡은 뒤 몸통을 잡았는데 비둘기 심장 뛰는 게 느껴졌다. 아마 비둘기 심장보다 내 심장박동이 더 빨랐던 것 같다. 일정이 끝난 뒤 스파에 가서 휴식을 가장한 촬영을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정말 내 생애 조류를 잡아본 유일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2010년 9월 19일
지금은 한국시간으로 새벽 5시다. 일정이 끝나고 이제야 호텔에 도착했다. 공항까지 버스로 5시간, 비행기로 2시간, 다시 버스로 5시간. 너무 긴 시간 이동해서인지 몸이 무척이나 피곤하다.

이제 정말 한 주 남았다. 어떻게 보면 20일이란 시간이 길게 느껴졌지만 대회가 끝나고 돌아갔을 때 많은 추억들이 떠오를 것 같다.

갑자기 밖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 중국에 와서 폭죽 소릴 들었을 땐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괜히 전쟁이라도 터진 것 같은 불안함과 무서움에 벌벌 떨었었다. 타국에 있어서 그런지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에도  겁부터 생기는 것 같다.

일주일동안 별 탈 없이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내일부턴 아마 대회 리허설을 계속 할 것 같다.

아무튼 마지막 일주일은 평생 잊지 못할 한 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즐기자는 생각이 든다. 내가 즐긴만큼 분명히 좋은 결과도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 추석 때는 한국엔 못 있지만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어야겠다.

곧 아침 해가 뜬다. 조금이라도 잠을 자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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