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규수(해피런㈜ 대표이사)
▲ 노규수(해피런㈜ 대표이사)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힘없는 보통의 사람들일수록 “이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울분을 토하며 혁명가를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1990년대 말까지는 그랬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만난 사람이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였다. 그는 단순한 공상에서 벗어나 선지자적 예언으로 ‘제3의 물결’을 말하고, 미래의 인간세계가 새로운 질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새로운 질서를 이끌 조직시스템이 바로 애드호크라시(adhocracy)다. ‘미래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변화의 틀은 종속적이고 비공개적이며 폐쇄적인 ‘노예사회’가 아니라 노력에 의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자주적이고 공개적이며 개방된 ‘주인사회’였다.

나는 이 조직시스템이야말로 90년대 말까지 우리 사회에 ‘피라미드 상술’ 논쟁을 일으켰던 불법 다단계판매를 무너뜨릴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했다. ‘우리도 백만장자,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외친 그때까지의 구호들은 실제 ‘수직사회에서 힘 있는 자들이 힘 없는 자들을 앵벌이로 끌어들이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따라서 1995년대 말부터 2011년까지 10여 년간 불법 다단계판매 집단과 싸우면서 생각해 낸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 프로그램은 1+1=2의 전통조직이 아닌, 마력(馬力)과 같은 1+1=4의 ‘애드호크라시’ 조직이 목표였다. 그 안에서는 누구라도 주인이 될 수 있다. 회원과 소비자들이 주인이 되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고안된 ‘소비자중심’의 유통 방식이다.

그렇듯 부익부빈익빈의 산업화사회를 종식시키기 위한 ‘소셜 네트워킹’ 시스템은 용어 자체에서 보듯 1차적으로 서민 대중들의 경제력 강화를 위해 ‘사회적 약자(Social)’들이 ‘힘을 결집(Networking)’시키는 것이 기본구조다. ‘한 마음 한 뜻’이라는 것은 결국 ‘종속적 노예사회’에서 ‘자주적 주인사회’로 전환될 수 있을 때라야 가능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서민계층 중에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과 중산층 수준에 아직 도달하지 못하는 기초생활자 및 차상위 계층의 소비자들에게 함께 힘을 합하자고 말했다.

그 다음 소비자협동조합 형태의 소비회원 기업을 구성하고, 회원들의 합리적 소비생활을 위한 공동구매를 추진하거나 중소 생산자(기업)와 협동생산 관계를 구성하는 연대경제 시스템으로 가자고 했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킹’은 구성체적 관점에서 본다면 공동소비를 위한 소비자들과 중소기업의 결합이다. 조직 구성체의 운영 형태는 1인1표 방식의 협동조합 원리를 적용시키고 있으며, 소비회원 조직을 구성하는 회원은 네트(그물망) 방식으로 결집되어 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합리적 소비생활을 위한 ‘소셜 네트워킹’의 기본 공식을 살펴보자.

첫째는 공동구매(Producer) 이론이다. ‘소셜 네트워킹’의 기본은 이 공동구매 또는 공동생산 논리에서 출발한다.

다수의 소비공동체 회원들이 모여 각 가정에서 필요한 제품을 생산자에게 직접 대량으로 발주하거나, 스스로 생산한다는 점에서 매우 합리적인(저렴한) 가격으로 소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동네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자가격이 1000원인 제품을 스스로 제조한다면 100원의 원가로 생산하거나, 또는 사전에 협의된 중소기업 생산자에게 대량으로 직접 주문 매입(또는 생산의뢰)하면 300원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는 전략적 발상이다.

바로 이 단계에서 ‘소셜 네트워킹’ 회원은 넓은 의미에서 생산자(Producer)의 개념으로 확대된다.

둘째는 공동소비(Consumer) 이론이다. 바로 소비의 공유 개념으로 회원들이 공동구매 또는 공동생산이라는 유리한 조건으로 저렴하게 매입한 제품을 ‘회원’들을 포함한 다수의 소비자들이 공동 소비한다는 조건이다.

따라서 협동조합 형태의 공동체 소비자들이 스스로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의 질을 사전에 철저히 검토해 생산 또는 구입하게 된다.

또 이들 제품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공동으로 생산자에게 교환이나 반품, 환불을 요구하거나 리콜(recall)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경쟁력 확보와 사후관리, 또는 애프서비스(A/S)를 받기에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 단계에서 협동조합 형태의 ‘소셜 네트워킹’ 회원은 소비자 주권을 완벽히 확보한 진정한 소비자(Consumer)의 개념을 넘어 주인이 된다.

셋째는 공동마케팅(Prosumer) 이론이다. 앞에서 제시한 공동구매와 공동소비는 기초적인 소비자 권리회복 운동이다. 그 권리 회복이 외연을 확대해 시장경제의 한 부분으로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구조다.

이를테면 ‘소셜 네트워킹’의 합리적 소비운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소비자 회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점점 소비량이 증대되므로 공동구매량도 늘어나게 되는 반면 구매단가는 더욱 낮출 수가 있다.

이 같은 공동마케팅이 바로 ‘소셜 네트워킹’이 추구하는 ‘소비자유통’의 핵심이다. 따라서 중소기업과 소비자, 네트(그물망)마케팅과 협동조합의 4대 요소가 화학적으로 결합한 ‘소셜 네트워킹’은 분명 판매(sale)론이 아닌 마케팅(marketing)의 개념이다.

즉 ‘판매’에서는 단순히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차익을 얻는 논리이지만, ‘마케팅’에서는 협동조합 형태의 조직 볼륨을 확대해 구매나 생산 단가를 줄이자는 논리다. 따라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공동체 시스템의 경제성과 합리성을 소개함으로써 ‘소비자유통’의 가맹점(개인 무점포대리점 형태)을 늘려나가는 형태다.

이 단계에서 ‘소셜 네트워킹’ 회원은 1980년 앨빈 토플러가 제시한 프로슈머(Prosumer)의 개념으로 다시 정립된다. ‘프로슈머’는 공동구매에서의 생산자(Producer)와 공동소비에서의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유통학에서는 “돈을 쓰는 소비생활과 돈을 버는 생산활동을 동시에 병행하는 경제주체”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킹’ 회원인 프로슈머(Prosumer)가 무점포 개인 대리점을 운영하는 사업자(프로페셔널 프로슈머;Professional Prosumer)로 전환하는 것, 즉 직업적인 프로슈머 활동을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즉 주변 소비자들에게 개인의 일상적인 소비 스타일을 공동소비․공동생산 원리가 적용되는 합리적 소비형태로 바꾸도록 제안하고, ‘소셜 네트워킹’ 회원들과 함께 추진하는 소비자 연대 방식을 통해 구매 전환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개인소비 자격으로 받는 마일리지(또는 캐쉬백) 소득보다 훨씬 많은 소비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2012년 하반기부터 이를 악용하는 사이비 협동조합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외형적으로는 ‘소셜 네트워킹’과 같은 방식을 띠고 있지만, 내막은 ‘돈 놓고 돈 먹기’식의 유사수신 형태와 불법다단계판매로 운영되고 있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현재 관계당국이 유사수신 행위를 하는 사이비 협동조합에 대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칫 한국의 소비자유통이 다시 1990년대의 피라미드판매 구조로 되돌아갈까봐 안타깝다. 그래서 ‘소셜 네트워킹’의 개발자인 나는 불안하기만 한 ‘지하철2호선의 승객들’에게 비상 경계경보를 발령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100% 리얼’ 실제상황이다.

노규수_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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