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한국 박솔리 기자] 한 분야에 대한 열정은 특별함을 만들어 내고 특별함은 유일함을 앞당긴다. 아트디렉터 오민, 이제 그에겐 ‘최고’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오민코삽스 오민원장은 헤어디자이너면서, 패션계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 서울패션위크 및 국내외 주요 패션쇼 백스테이지에서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20여 년간 4000회가 넘는 주요 패션쇼에서 헤어,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한국 대표 디자이너의 컬렉션 헤어 메이크업은 오민코삽스 팀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돌 정도니 그만큼 독보적이며 아직까지 그를 뛰어넘을 헤어디자이너는 없다.

■ 타고난 감각이 만들어낸 운명적인 ‘헤어디자이너’의 삶

 
 
남자 미용사가 문전박대를 당할 정도로 편견이 심했던 시절, 오민 대표는 패션쇼의 문턱을 넘었다. “처음에 패션쇼 현장을 우연히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헤어 연출을 꼭 하고 싶었고, 해야만 했다. 나도 모르게 패션쇼장을 기웃거리며 몰래 백스테이지에 들어가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경비원에게 쫓겨나기도 수 십 번, 드디어 기회가 생겼고 차츰 패션쇼 백스테이지 현장은 삶의 일부가 되었다.”

오민원장은 헤어 배틀 시즌2 ‘관객과의 대화’에서 입문 당시를 회상하며 많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쓴 열매가 현재의 오민을 일으켜 세웠기 때문이었다.

패션쇼는 그에게 미용인으로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고 ‘패션’을 이해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의 조화로 얼마나 멋진 무대가 완성될 수 있는가’를 무대 위해서 보여줬고 어느 날부터 패션디자이너가 먼저 찾는 헤어디자이너가 되었다. 노력은 그만큼의 반응으로 돌아왔다. 국내 내로라하는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루비나, 박항치, 박춘무 , 곽현주 등 오랜 시간 쇼를 함께하며 일을 넘어서 우정을 다지고 있다.

■ 2013년 그를 빛나게 했던 몇 가지 사건들

▲ 사진=평소 오민원장이 영감을 얻는 아트북으로, 희귀본이자 보물 1호다
▲ 사진=평소 오민원장이 영감을 얻는 아트북으로, 희귀본이자 보물 1호다
유난히 총괄 디렉터 및 아트 작업으로 분주했던 2013년. 오민 원장에겐 특별한 한해였다. 2013 서울모터쇼에서 쌍용차 전시디렉터를 맡은 것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기존 레이싱모델로 주를 이루었던 전시장에서 전문 모델을 기용,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담아 낸 것. 전시 주제는 ‘원더풀코리아’로 최근 한류로 뜨거워진 열기와 국내의 기술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비주얼을 고루 담아 한국적이면서 트렌디한 분위기를 주었고, 무엇보다 고급스러웠다. 의상 역시 국내 신진디자이너와 곽현주, 양희득 등 기성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위주로 선보였으며 오민원장은 “이번 헤어와 메이크업은 전통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우아함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담으려고 했다”며 “한국적인 것이 최고며, 의상 역시 국내 디자이너들로 무대를 꾸밀 수 있어 뿌듯했다”고 이번 행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는 디자이너 이상봉의 ‘한글 특별전’과 함께 마네킹에 훈민정음 고서를 청계천 헌책방에서 찾아내 훌륭한 작품으로 머리에 얹었고, ‘창’이라는 주제에 맞게 ‘빛’을 고안해 내 렌즈를 두상 형태로 제작해 새로운 아트세계를 보여주었다.

아모스 헤어쇼에서 오민코삽스 오민 원장은 h#, 두쏠뷰티, 라엔뜨레, 살롱a 등 유명헤어살롱들과 함께 뉴룩을 선보였고, 총괄디렉터를 맡아 훌륭한 쇼를 이끌어냈다. 아모스 ‘헤어 인 트렌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독자적인 트렌드 개발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헤어 트렌드 키워드를 도출해 뷰티 솔루션을 제시하는 대규모 헤어쇼다. ‘디톡신 유어 라이프(DETOXINS YOUR LIFE)’를 메인 테마로 ‘현대사회를 물들이고 있는 도박, 게임, 스마트폰의 중독현상에서 깨어나자’라는 의미의 퍼포먼스와 헤어쇼를 선보였고, 오민 원장의 인맥을 총 동원해 수준을 높인 모델 기용, 패션디자이너의 고퀄리티 의상으로 한층 수준높은 헤어쇼를 완성해 찬사를 받았다.

■ 대한민국 헤어디자이너 오민이 이뤄낸 기적

▲ 사진=(시계방향으로) 청주비엔날레 이상봉 전시의 헤어조형물로, 훈민정음 고서를 접어 형태를 완성했고 낱장으로 보면 사람얼굴 형태를 하고 있다, 두번째 작품은 '창'이라는 주제아래 빛을 떠올려 렌즈로 두상을 완성해 씌었고 세번째 작품은 단청기와를 머리에 얹어 훌륭한 작품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측에 영구기증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 사진=(시계방향으로) 청주비엔날레 이상봉 전시의 헤어조형물로, 훈민정음 고서를 접어 형태를 완성했고 낱장으로 보면 사람얼굴 형태를 하고 있다, 두번째 작품은 '창'이라는 주제아래 빛을 떠올려 렌즈로 두상을 완성해 씌었고 세번째 작품은 단청기와를 머리에 얹어 훌륭한 작품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측에 영구기증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2011 아시아 패션어워드에서 헤어스타일리스트 부문 대상을 우리나라 사람이 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11년, 제2회 ‘패션 아시아 어워드’가 중국 다롄(大連)에서 개막했고, 그 자리에 헤어 스타일리스트 오민은 전체 19개 부문 중 ‘헤어 스타일리스트’와 ‘프레타 포르테(기성복) 패션디자이너’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범아시아 패션산업 발전을 위해 개최된 이 행사에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타이완, 몽골, 스리랑카, 인디아,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15개국 전문가 58명이 참가했고 오민원장이 대상을 차지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기적은 이 뿐만이 아니다. 런던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한국의 멋, 이상봉 디자이너의 ‘오색단청쇼’에서 헤어 메이크업을 총괄한 오민 대표는 세계 최대의 장식 미술 박물관인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에서 진행된 이상봉 패션쇼에서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을 재해석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색단청’이라는 주제를 한국적이면서 아방가르드하게 표현하여 과거와 현재의 매치를 탁월하게 연출하였고, 헤어 소품으로 우리의 궁중 기와를 사용하여 탁월한 감각과 그만이 만들어내는 예술 감각에 현지인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또한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측에서 기와 한 점을 영구 기증해달라고 요구하여 이상봉 디자이너의 의상과 함께 영구 기증하는 영광을 얻었다

■ 최고와 최고의 만남 ‘이상봉 패션디자이너와의 인연’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이상봉과 오민 대표의 우정은 업계에서 유명할 정도로 돈독하다. 이상봉 디자이너가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기 전부터 유지해온 관계로 서로의 믿음과 신뢰는 범접할 수 없는 굳건함이 있다. 최근 서울패션위크를 비롯해 런던올림픽 성공기념 이상봉 패션쇼, 태국 황실초청 패션쇼까지 언제나 함께 무대를 빛냈다. 특히 런던올림픽 성공기념 패션쇼는 개인적으로나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일궈냈다. 국내 최고 패션디자이너와 헤어디자이너의 만남, 여기에 오랜 시간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청주비엔날레 역시 고민의 결과물로 이상봉 디자이너는 전시장에서 ‘민아, 나는 너무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14년 새해, 헤어아티스트 오민의 행보는?

 
 
4000여 회의 패션쇼와 광고, 드라마, 영화 등 수많은 비주얼 작업을 해오며 뷰티 아티스트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미용 교육만으로는 세계무대를 빛낼 수 없다는 생각으로 내가 글로벌 인재를 키우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내비쳤다.

“나는 내가 키운 인재가 나의 라이벌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 되었으면 한다. 세계무대도 우수학생과 함께 다니고 있다. 실전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 훗날 백스테이지에서 만났을 때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고 싶다.”

또한 국내 최초 수준 높은 아트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2014년은 '코삽스팀‘을 꾸려나가며 이미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낸 그에게 더욱 질주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젠 헤어디자이너라는 표현보다는 ‘아트디렉터’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 작은 거인, 업계 천재 아트디렉터 오민. 노력과 열정, 묵묵히 수행하는 분야에 대한 자부심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드러나게 돼있다. 아트디렉터 오민은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애국자가 아닐까?

사진=김세진 sutudiomandoo@gmail.com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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