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트렌드를 선두하는 최홍준 대표이사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듯 각종 최신 뷰티 제품을 매달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섭스크립션커머스가 주목받고 있다. ‘섭스크립션(정기구독)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일정한 금액을 미리 내면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판매자가 특정 상품들을 선별해 배송해주는 유통 방식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섭스크립션커머스가 화장품, 유기농 식품, 패션, 신발 등 다양한 상품 분야에서 이미 주요한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고, 올 한 해 전 세계 섭스크립션커머스 이용자 수도 10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2011년 6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섭스크립션커머스를 시작한 ‘글로시박스 코리아’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한 달에 한번 정품 화장품 미니어처 제품 4~5가지를 고객들에게 직접 배송해 주는 뷰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여 대한민국 여성 10명 중 1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그 인기는 입소문을 타고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지난 해 ‘글로시박스’를 통해 섭스크립션커머스가 알려지면서 올해 2월 국내 후발업체인 ‘미미박스’, ‘겟잇박스’, ‘w박스’ 등의 업체들도 그 뒤를 잇고 있다. 본지는 국내 박스업계의 1등 주자 글로시박스 코리아의 최홍준 대표이사를 만나 글로시박스의 이모저모를 알아보았다.

Q. 박스를 론칭하게 된 계기는?

A. 워낙 라이프스타일, 뷰티, 패션에 관련된 일에 관심이 많다보니 온라인 마케팅과 접목시키면 좋을 것 같았다. 어떻게 두 부분을 접목시킬까 고민하다가 브랜드들의 미니어처를 담은 박스를 소비자에게 주고, 브랜드에게는 마케팅 사업이 될 수 있기에 두 부분이 결합되는 사업을 구성하자 생각했다.
글로시박스 코리아는 지난 해 6월에 론칭됐다. 글로시박스 코리아의 모델은 미국의 ‘버치박스’였다. 한국 여성들은 화장품에 그만큼 관심이 많다. 그래서 화장품을 테스트해보고 자신에게 만족하면 구매로 연결되는 박스가 좋겠다 싶었다.

Q. 글로시박스는 국내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들었다.

A. 글로시박스는 파트너십이다. 전 세계 글로시박스는 20곳이 있고, 제일 처음 론칭된 곳은 본부가 되고 있는 독일이다. 그 다음으로 론칭된 우리나라가 아시아 본부가 된다. 이어 중국, 대만, 일본에서는 작년 말에 론칭됐다.

Q. 국내에 처음 들어온 스타트 사업이라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나? 그동안 진행 과정이 궁금하다.

A. 멤버 4명이서 시작을 했다. 브랜드의 니즈를 파악하고, 우리가 어떤 모습을 갖춰야 브랜드가 효과있는 마케팅 채널로 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계속 브랜드들을 만나는데 시간을 투자했다. 처음에는 브랜드와 제휴하는 게 어려웠다. 그러나 겔랑, 페라가모, 아모레퍼시픽 등 진취적인 브랜드가 “긴가민가 하지만, 한번 해보지뭐”라며 손을 잡아 주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브랜드들도 관심을 갖게 됐다. 화장품 브랜드는 홍보 채널 중 하나로 우리를 보고 있다. 잡지에 홍보를 하면 광고비가 들어가지만 우리는 광고비 대신 미니어처를 공급해서 그 제품을 고급스럽게 포장해서 소비자들에게 알려주는 것.
처음에는 1명이 새벽 2시까지 마케팅(소셜, 잡지 매거진, 블로그)에 관한 일을 했고, 나와 또 다른 친구는 브랜드 미팅, 나머지 친구는 박스 생산 등을 도맡아 했다. 첫 달은 500박스를 리본도 직접 묶어가면서 일일이 낱개의 포장을 우리 손으로 다 했다. 지금은 직원이 20명 남짓이 된다.

모든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은 어렵다. 새로운 스타트 사업이었기에 리스크도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 문을 움직여 여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을 경험해 보고 도전해서 거기서 최상의 길을 여는 것이다.

Q. 처음 시작할 때 소비자 홍보가 중요한데, 어떻게 알렸는지?

A. 입소문이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독자들이 구독을 해보고 친구들에게 소개해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저렴한 가격에 제품 테스트를 해보고 정품을 구입하면 되며, 매달 어떤 제품을 주는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받을 때 두근거리는 설렘도 선사한다. 소셜미디어 채널, 페이스북 회원은 2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트위터, 네이버 카페도 홍보하고 있다.

Q. 매달 상품이 바뀌는데, 상품 구성에 중점을 두는 게 있다면? 또 올 가을 구성품까지 알려달라.

A. 아이디어를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 2012년 콘셉트를 정하기 위해 2011년 잡지를 쌓아두고 밤새가면서 읽었으며, 2013년은 전문적으로 가기 위해 트렌드 리포트를 읽어가면서 구상을 했다. 또한 우리가 제품을 직접 써보고 콘셉트에 맞겠다 싶으면 제휴 요청을 하게 된다.

상품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즌 및 중요한 이슈다. 올 가을을 위한 구성품을 예를 들자면, 9월에는  ‘Fashion's Night out(패션스 나잇 아웃)’ 콘셉트로 보그와 손잡고 공동으로 제품을 선정해 진행한다.  이 축제는 90년대 보그 편집장이 패션 불황이라 매출이 저조해서 1년에 한번 패션 구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할인해서 판매해 패션업계를 다시 일으키자 취지에서 만들었으며, 우리나라는 3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날은 패션, 뷰티업계들이 참여해 홍보 및 이벤트를 열게 된다.

10월은 ‘World Of Beauty(월드 오브 뷰티)’라는 콘셉트로 각 나라의 뷰티 트렌드 노하우를 만들어 작은 책자로 소개할 예정이다. 우리가 파트너십을 하는데 각 나라마다 뷰티에 접근하는 법이 다르다. 그래서 각 나라에서 유명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도 소개하고,  각 나라별 뷰티법을 실어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할 예정.

Q. 독자의 타깃층은 어떻게 되나?

A. 타킷은 20~30대 여성이다. 타깃으로 삼는 가상의 인물 ‘로라’라는 여성은 나이는 25~35세 사이이며, 직장에 다녀서 바빠서 제품을 테스트하는데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 백화점에 가서 카운터 직원에게 문의해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분을 타깃으로 잡았다. 이러한 분은 친구들에게 좋은 제품을 추천해 주는 역할을 하며, 트렌드를 리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30대 여성 구독률이 98%정도이고, 수도권내 독자가 90%에 육박하다.

 
 
Q.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A. 좋은 상품을 구성해서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정말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것은 뭘까 고민해서 그러한 제품을 선별해 좋은 상품을 보내드리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소셜 마케팅에 올라온 불만글도 적극적으로 수용해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시박스에 가입을 하게 되면 나이, 피부톤, 피부타입, 머릿결 고민 등을 설문하게 된다.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서 개개인별 특성에 맞추려고 한다. 예를 들면 지난달은 여름철 피부에 지쳐있는 수분감, 피부톤, 트러블, 주름 등 6가지 고민 타입을 나눠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면 거기에 맞게 보냈다.

Q. 미미박스, 겟잇박스 등 비슷한 박스들이 많아졌는데, 다른 박스와 차별화 전략은?

A. 겉모양은 섭스크립션커머스라고 해서 비슷한 모양새를 띈다. 그러나 모 박스는 뷰티전문가라기 보다는 소셜커머스에 초점을, 모 박스는 브랜드가 원하는 것과 소통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입을 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일단 뷰티로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브랜드로부터 직접 공급받은 제품만 취급한다. 미니어처를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마케팅을 도와주는 유통채널이기에 소비자는 출처가 분명하고, 유통기한도 정확히 기재된 안전한 제품을 받는 것이다.

Q. 구독을 연장하면 어떤 혜택이 있나?

A. 3,6,12개월로 구독비를 미리 지불하는 경우와 한달만 결제하는 경우가 있는데 구독을 연장하면 할인혜택이 있다. 또 글로시 포인트제가 있어 연장 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설문조사에 참여해 피드백을 하게 되도 포인트를 얻게 된다. 포인트를 이용해 원하는 박스가 나왔을 때 사용하거나 친구에게 선물로 보내줄 수도 있다.

Q. 다른 박스가 많이 생겼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나? 또 가장 뿌듯했을 때는?

A. 변화를 이끈 선두주자에 섰다는 게 가장 큰 자부심이다. 처음에는 “우리나라에서 힘들다. 여성들이 공짜로 샘플을 받을 수 있는데 왜 돈주고 사느냐” 등 우려의 말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을 극복하고 브랜드들이 신뢰하며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업체로 키웠다는데 자부심이 든다. 많은 업체들이 줄이어 생기고 있는데 새로운 트렌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다. 경쟁은 그 다음 문제다.
가장 뿌듯했을 때는 브랜드와 제휴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하는데, 처음에는 관심없다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10군데 전화하면 9군데는 들어봤다고 한다. 또 장기구독하는 독자들이 많아질 때 뿌듯하다. 그만큼 우리를 믿어준다는 것이기에.

Q. 원래부터 뷰티에 관심이 있었나?

A. 여동생이 있어서 대학교 때부터 크리니크, 시세이도, 랑콤 등의 제품을 써왔고, LA에서 패션 공부도 할 만큼 관심이 있었다. 뷰티나 패션을 좋아하는 이유는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밴드 활동을 하는 등 음악도 좋아하는데, 연주를 하면 남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 그 음악을 듣고 자신감을 얻거나 상처를 치유하며, 비전을 가질 수 있으니까. 화장품과 같은 뷰티도 그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의지가 샘솟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뷰티 전문가가 되고 싶다. 뷰티의 노하우를 익혀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브랜드 입장에서도 우리를 이용해 홍보 마케팅 서비스를 받으려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게 우리의 목표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본인의 힘으로 스타트 사업에 동참하고 싶어 온 사람도 있다. 그 분들의 젊음, 땀, 열정을 갖고 노력하기에 우리는 독자에게 다가가는 업체가 될 수밖에 없다. 6개월 뒤에는 더 새롭게 될 것이다. 지켜봐 달라.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신원경 기자 lovesleep28@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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