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은 24절기 중 19번째인 입동(立冬)이다. 실로 겨울의 문턱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옛 사람들은 입동이 되면 농사를 지은 배추, 무를 뽑아다가 김장을 하며 겨울채비를 했다. 요즘은 겨울이라고 해서 유달리 신경 쓸 일들이 줄긴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이때부터 겨울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한 해가 편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추위에 적응해야 겨울이 편하다
겨울철 건강관리의 원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연의 이치 즉, 순리에 따르면 된다. 겨울의 이치는 ‘춥다’는 것이므로, 아이들 몸이 추위에 적응하여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감기 같은 질환은 날씨가 추워서 걸리기도 하지만, 온도 변화가 커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많이 생긴다. 쉽게 말하자면 만약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사람이 시베리아에 간다면 몸이 극심한 차이에 잘 적응하지 못해 쉽게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겨울이라고 실내를 무조건 따뜻하게 한다고 아이 건강을 돕는 것이 아니다. 실내 외의 온도 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는 20도 안팎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긴 팔 옷이나 겹옷을 입었을 때 적당한 정도이다. 반팔을 입고 지낼 수 있다면 20도가 훨씬 넘는 온도라는 것을 명심하자. 등산이나 동네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는 산책도 권장한다. 운동은 햇볕이 비추는 오후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햇볕은 비타민 D의 합성을 도와 면역력을 높여주며 신선한 산소는 폐 건강에 도움을 준다.

#속을 잘 채워야 호흡기가 건강하다
겨울은 기(氣)와 정(精)을 모으는 계절이다. 마치 겨울에 씨앗이 작은 내부에 새 생명을 잉태하여 봄의 탄생을 준비하듯이 말이다. 올 겨울에 속을 알차게 채운 아이가 내년 봄에 쑥쑥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준비를 보통 ‘내적 성장’이라고 하는데, 규칙적인 생활과 영양가 높은 음식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해가 짧은 만큼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으며, 일주일에 한두 번은 고단백, 고열량 식단으로 일명 몸보신을 해두도록 하자.

 사진 =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장재찬 원장
 사진 =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장재찬 원장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장재찬 원장은 “본격적으로 잦아지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찬 음료나 빙과류,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물, 우유, 과일 등도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는 사람은 속열이 많고 찬 기운에 약하기 때문인데, 속열을 내리고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균형 잡힌 세 끼 식사를 하고,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고 전했다. 평소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감기에 걸리는 빈도를 낮추고 감기를 잘 이겨내는데 도움이 된다. 입동 즈음에 담근 김장김치, 된장찌개 등은 유산균이 풍부한 음식이니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꼭 먹어두자.

옛 사람들은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 해 겨울이 크게 추울 것이라고 보았다. 이번 입동과 올해 겨울 날씨는 어떨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도움말=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장재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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