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서 발견한 보석같은 화장품 브랜드 '크레이지 몽키' 박진호 대표

 
 
크레이지 몽키는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면세점 전용 화장품 브랜드다. '크레이지 몽키(미친 원숭이)'라는 다소 괴팍한 브랜드명과 패키지에 그려진 귀여운 원숭이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 브랜드는 '화장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자'는 도전의식 아래 탄생했다. "화장품이 꼭 우아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전 보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화장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크레이지 몽키 박진호 대표의 설명이다.

롯데면세점 바이어 출신 박진호 대표, 화장품 사업에 도전하다

박진호 대표는 롯데면세점 바이어 출신이다. 시작은 패션이었지만 16년간 바이어로 근무, 패션과 화장품을 아우르는 총괄 바이어로 성장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대한 욕심을 키웠다.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화장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그의 이야기. 브랜드 이름을 크레이지 몽키라고 짓고 원숭이 캐릭터를 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품력으로만 승부하는 시기는 이미 20년 전에 끝났어요. 바이어로 근무하다 보니 이제는 화장품도 외양적인 부분(브랜드명, 패키지)에 브랜드 DNA를 담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치 패션 브랜드처럼요. 거기에 재미까지 더하면 금상첨화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게 크레이지 몽키에요. 시장성에 대해서는 자신 있었어요."

박진호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독특한 네이밍과 귀여운 패키지로 면세점 입점과 동시에 일본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 당시에는 중국인보다는 일본인 관광객 수가 많았던 상황. 롯데면세점 본점에서만 월 매출 6억원을 달성, 수입 명품 브랜드에서 조사를 나왔을 정도였다고 박 대표는 회상했다.

"입점 당시엔 면세점 쪽에서 굉장히 우려했어요. 바이어들에게는 모험이었던 셈이죠. 다행스럽게도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제가 어깨를 펼 수 있었어요.(웃음) 당시 성공 요인에 대해 많은 분들이 물었는데 대답은 간단해요.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를 뒀다는 것 그리고 브랜드에 명확한 DNA를 심었다는 것. 제품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요."

 
 
희소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 면세점 유통

크레이지 몽키는 오직 면세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면세점 전용 화장품 브랜드를 표방한다.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이는 브랜드 소개를 위한 용도일 뿐, 그 흔한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어 놓지 않았다. 아무데서나 구입할 수 없는 화장품이라는 인식을 정립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는 생각에서다.

"가격대는 저렴하지만 값어치 없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 국내 브랜드지만 희소성을 두고 싶었죠. 그래서 인지 최근엔 내국인 고객들이 늘고 있는 추세에요. 면세점에 오면 막상 선물용으로 살만한 제품이 많지 않잖아요. 크레이지 몽키는 면세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희소 제품이라고 입소문 나면서 선물용 구매가 크게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크레이지 몽키는 마유를 주성분으로 내세운 크림과 달팽이 점액의 뮤신 성분을 활용한 시트 마스크, 씨네이크 성분 함유의 링클 케어 크림 등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박 대표가 내세운 대표 제품은 '아로마 롤링펜 후레쉬 먼트'.

이 제품은 360도 회전되는 볼 타입 용기로 편의성을 더한 아이 세럼이다. 미백, 주름개선의 이중 기능성 인증을 받았으며 광물성 오일, 벤조페논, 파라벤, 인공색소 무첨가의 4 프리 시스템 및 유기농 원료 사용으로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설립 초기,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월 6억원 매출을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아이세럼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아로마 롤링펜 후레쉬 먼트는 아이세럼의 효과를 제공하면서 남녀노소 쉽고 재미있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또 볼 타입이다 보니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죠. 피곤할 때 눈가 주위에 발라주면 아로마 테라피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요. 원색 패키지가 부담스러운 고객이라면 '롤링펜 아이세럼 골드'를 사용하면 돼요. 내용물은 물론 볼까지 24K 골드가 사용된 제품으로 특히 30대 이후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답니다." 

 
 
12월 러시아와 중국 시장 진출, 제2의 도약 꾀한다

크레이지 몽키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대요인은 충분하다. 일단 내국인 고객이 증가 추세에 있고, 올 12월에는 해외 진출도 앞두고 있다.

"브랜드 자체적으로는 2015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내국인들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잇달아 러브콜이 오고 있거든요. 단 무리하게 욕심 내서 사업 확대할 생각은 없어요.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하고,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매장 하나 하나를 스텝 바이 스텝으로 전개해 나가고자 해요."

크레이지 몽키를 한 마디로 정의해달라고 요청하자 '제임스 딘'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당시 생소하기만 했던 청바지를 유행 반열에 올린 제임스 딘처럼, 형식과 격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남들이 다 하는 고리타분한 콘셉트는 싫어요. 크레이지 몽키답게,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하는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요.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고객들이 크레이지 몽키를 통해 물질적인 것을 넘어 브랜드의 DNA를 전달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 우리는 앞으로도 도전하고 또 노력해야 겠죠."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신념. 크레이지 몽키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염보라 기자 bora@beautyhankook.com
사진 이근일 기자 skyroot25@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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