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엘슨 제이슨 LE 박노엘
▲ 투엘슨 제이슨 LE 박노엘

'끝'(ft 조현아-기리보이)으로 돌아온 R&B 뮤지션 투엘슨

"우리가 가요계 콜라보레이션 열풍의 원조라고요?"

2014년 한국 대중음악의 화두는 단연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이하 콜라보)이다. '썸'(소유X정기고)으로 대표되는 '콜라보 열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있다. 3인조 투엘슨(2lson)이다.

이름만 들으면 다소 낯설다. 투엘슨의 음악은 낯설지 않다. 2012년 '더 레이디'(ft 범키, 도끼(DoK2)), 올해 에일리와 발표한 '아임 인 러브'(I'm in Love)로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프로듀싱 그룹이다. 2명의 작곡가(제이슨, LE-보컬 겸)와 1명의 작사가(박노엘)가 뭉쳤다.

"첫 앨범(2011년)부터 우리 노래에 다른 가수가 피처링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콜라보 열풍'에 어느 정도 기여한게 맞을까? 하하. 콜라보 이전에 우린 작곡을 기반으로 한 프로듀싱팀이에요. 우리를 롤모델로 삼고, 다른 작곡가들도 뭉치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정말 뿌듯해요."(LE)

"'콜라보의 원조'라기보단, '그렇게 된 셈'이에요. 콜라보레이션은 투엘슨같은 프로듀싱 그룹에게 유리한 음악 활동이에요. 우리가 음악을 만들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들려준다면 우리 음악은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을 수 있어요. 목소리는 몰라도, 음악적 감성은 70살에도 20살일 수 있잖아요? 계속 다양한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투엘슨의 음악을 들려줄 계획이에요."(제이슨)

 
 
투엘슨은 올해 '콜라보 열풍'의 대미를 장식했다. 겨울 감성과 어울리는 어반 알앤비 장르의 '끝'을 발표했다. 어반자카파 조현아와 대세 래퍼 기리보이가 참여했다. 조현아는 '끝'을 통해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성숙하면서도 농후한 보컬을 뽐냈다. 기리보이는 힘없이 읊조리는 랩으로, 이별 앞에 선 남자의 혼란스러운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더 레이디' 때부터 섹시한 느낌이 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 원래 가이드 버전을 계범주 씨가 불러서 남성 보컬을 생각했죠. 그런데 '여성 보컬이 부르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모아졌고, 조현아 씨가 떠올랐어요. 어반자카파의 조현아 씨를 생각해서 달달하고 여성스러울 줄 알았는데, 성량도 두껍고 재지한 느낌이라 좋았어요. 어반자카파와는 다른 섹시한 느낌이 나와서 만족도가 컸어요. 조현아 씨의 보컬이 생각보다 깊었어요. 정말 놀랐죠."(LE)

"라이트한 랩 피처링을 생각하다가, 기리보이 씨의 랩을 듣게 됐죠. '끝'에 어울리는 그림이 연상되지 않았는데, 녹음하고 굉장히 만족했어요. LE는 기리보이 씨가 너무 귀엽다고 난리였죠.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도 계속 귀엽다고 해서 기리보이가 아마 놀랐을거에요. 하하."(제이슨)

"'끝'의 가사는 독특해요. 주제는 '이별'이지만, 꼭 '연인과의 이별'을 말하는 건 아니에요. 좋아하는 것과의 이별, 소중하게 여기는 것과의 이별을 뜻해요. 뮤지션이 음악을 그만둔다면? 사랑도, 우정도, 일, 취미 등 모두 해당돼요. 그걸 '너와의 이별'로 표현했어요."(노엘)

▲ 투엘슨 '끝' 뮤직비디오(조현아 기리보이 투엘슨)
▲ 투엘슨 '끝' 뮤직비디오(조현아 기리보이 투엘슨)

투엘슨은 '끝'으로, 투엘슨표 R&B의 정점을 찍었다. 샘 리, 김성수, 서대광 소울맨 등 국내 최정상 세션들이 참여했다. 뮤트 트럼펫과 어쿠스틱 기타, 콘트라베이스의 백업이 어우러져 섹시하면서도 달콤한 알앤비를 완성했다. 뮤직비디오(브리드팝 조경일 감독)도 투엘슨 특유의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감성을 담았다. 조현아와 기리보이도 직접 출연했다.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귀를 즐겁게 해야하는데, 똑같은 투엘슨 스타일로 하진 말자는 결론이 나왔어요. 트럼펫도 칼칼한 맛이 있는 뮤트트럼펫을 썼고, 몽환적인 느낌을 위해 공항에서 웅성대는 소리도 넣었죠. 노래 자체가 싸비(절정 부분)에서 터지는 곡이 아니라 악기의 매력에 힘을 실었어요."(LE)

"뮤직비디오에도 정성을 쏟았어요. '아임 인 러브'(ft 에일리) 때 함께 했던 감독님인데, 이번에도 멋진 작품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뮤비 출연이요? 이번엔 노엘만 나와요. 저는 '아임 인 러브' 때 헤어, 메이크업 2시간 하고 6시간 대기해서 1시간 동안 촬영했어요. 그런데 뮤직비디오에 배만 나왔어요. 이번에는 감독님이 '죄송하다. 노엘 씨만 출연한다'고 하더라고요. 노엘은 1초 정도 나온다고 항변하지만, 그래도 항상 풀샷이 나와요. 제가 나온 뮤직비디오는 저만 알아볼 수 있어요. 저 몸이 나라고. 하하."(제이슨)

투엘슨은 범키, 에일리, 문명진, 팔로알토, 딘딘 등 많은 뮤지션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노래는 멤버 LE가 직접 부를 때도 있다. LE는 지난 11월 솔로앨범을 낼 정도로, 가창력이 뛰어난 보컬. 하지만 투엘슨은 LE보다는, 다른 보컬리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LE의 보컬 색이 투엘슨의 음악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래만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프로듀서팀이기에 가능한 행보다. 

"콜라보레이션 뮤지션 선정은 가위바위보? 하하. 누구의 음악이 기반이냐에 따라, 의사결정권을 줘요. 음악이 누구의 모티브인지를 생각하죠. 제가 선호하는 보컬? 작곡가는 자신들만의 포인트가 있어요. 가창력의 여부를 떠나, 곡에 부합되는 포인트를 가진 보컬이 필요해요. 다른 부분은 작곡가가 만들어 갈 수 있거든요."(제이슨)

"가수는 많지만, 생각보다 투엘슨의 노래를 소화할 보컬이 많진 앟아요. 그래서 늘 고민해요. 잘 소화하는 보컬을 만나면 기립박수를 쳐요. 범키 씨와 에일리 씨는 120% 소화했어요. 조현아 씨도 최고의 보컬이에요. 콜라보레이션 기준은 딱히 없어요. 뮤지션의 네임밸류를 따지지도 않고요. 유튜브 스타들도 눈여겨보고 있어요. 다만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하니 무조건 정할 순 없어요. 일단 작곡가 마인드라, 좋은 보컬이 나오면 반할 수 밖에 없고 같이 작업하고 싶어요. 제이슨은 에이핑크 정은지 씨와 콜라보레이션하고 싶어해요."(LE)

"뮤지션 외에 다른 콜라보레이션도 생각하고 있어요. 웹드라마나 웹툰, 유튜브 영상에 관심이 많아서 우리의 음악과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박노엘)

 
 
투엘슨은 독특한 팀 구성만큼, 멤버들 모두 개성이 넘친다. R&B 밖에 모른다는 올곧은 알앤비성애자 제이슨, 작곡은 물론 노래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LE, 포크와 컨츄리를 좋아하고 패션 감각도 남다른 노엘이 한 팀으로 뭉쳤다. 2008년 제이슨과 LE가 작곡가팀으로 연을 맺은 것이 시작. 영어가 능통한 작사가 노엘이 합류하면서, 2011년 투엘슨의 역사가 시작됐다.

"셋이 좋아하는 음악이 다 달라요. 투엘슨의 색은 어떻게 보면 제가 많이 우겼어요. 음악으로 따지면 편곡도 그렇고, LE가 훨씬 잘해요. 저는 R&B 외에는 잘 몰라서, 다양한 장르를 하지 못해요. 투엘슨의 롤모델을 꼽으라면, 토이의 유희열 선배님? 방송활동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프로듀싱 그룹으로 음악을 내고 싶어요."(제이슨)

"음악적 색깔 때문에 섞이기 힘든 팀도 있고, 어떻게든 굴러가는 팀이 있는데 우리는 후자에요. 서로 반반씩 잘 섞였어요. 이런 표현이 맞을 지 모르겠지만, 제가 투엘슨을 설계했어요. 투엘슨을 시작할 때 알앤비와 팝시장이 오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이슨에게 '2년만 있으면 너의 음악을 좋아하는 흐름이 주가 될 것'이라 설득했어요. 제이슨이 메인 프로듀서를 하고, 제가 서포트 겸 보컬을 하는 이유죠. (LE)

"좀 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어요. 우리가 되게 비쌀 것 같나봐요. '비싼 음악'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부르기 미안하다는 분들이 많아요. 소소한 행사라고 하면 더 미안해하고. 딘딘도 처음에 우릴 만나고 '와인만 마시고 영어로 얘기할 것 같은데, 된장찌개 소주냄새 나는 동네 형이랑 누나 같다'고 하더라고요. 청담동에 살 것 같다고 하지만, 투엘슨 작업실은 연남동입니다. 팬들도 우리에게 편하게, 마구 대시하셔도 돼요."(LE)

 
 
투엘슨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야심찬 도전에 나선다. 그룹 결성 최초로, 이틀 연속 공연을 연다. 24~25일 서울 홍대 브이홀에서 '투엘슨 단독 콘서트-크리스타킹'로 팬들을 만난다. 최초로 멤버 3인이 각각 노래하는 모습도 공개한다. 팬들이 원한다면 제이슨과 노엘은 여장도 불사하겠다는 각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다소 멀게 느껴졌던 투엘슨의 변신이 예사롭지 않다. 투엘슨호의 항해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투엘슨의 명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우리가 만든 곡이 10~20년 그 이상의 세월이 흘러도 남길 바래요. 작곡 프로듀서팀으로 사실상 원하는 목표죠. 내년에는 정규앨범도 내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예정이에요. 투엘슨의 새로운 음악을 기대해주세요."

# 투엘슨은 누구?

작곡가 겸 메인프로듀서 제이슨(이상진-버클리 음대), 작곡가 겸 프로듀서 그리고 보컬 LE(한지선-성신여대 작곡과), 작사와 비즈니스 박노엘(박형우)로 구성된 3인조. R&B와 팝에 기반을 둔 프로듀싱 그룹이다. 콜라보레이션, 공연, 드라마와 웹툰 OST 등 다양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투엘슨컴퍼니를 설립, 2011년 2월 28일 첫 싱글 '호커스 포커스'(Hocus-Pocus)를 발표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작업실 건물 2층에 카페 '투엘슨'을 운영 중이다.

뷰티한국 연예팀 이수아 기자 2sooah@gmail.com /   =투엘슨(사진 스튜디오 만두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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