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킬미 힐미' 지성, '하이드 지킬 나' 현빈 '하트투하트' 최강희
▲ '킬미 힐미' 지성, '하이드 지킬 나' 현빈 '하트투하트' 최강희

안방극장 장악한 '마음 아픈' 드라마 주인공

잘생긴 왕자님도, 왕자님의 사랑을 받는 신데렐라도 모두 마음(정신)이 아프다. 다중인격장애부터 대인기피증까지. 마음 아픈 주인공들이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최근 안방극장은 유독 '마음(정신)이 아픈' 주인공을 내세운 드라마가 많다. 아픈 과거(트라우마)가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다. 이중 시청자를 단박에 사로잡은 '마음 아픈' 주인공이 있다. MBC 수목드라마 '킬미힐미'(진수완 극본, 김진만 김대진 연출)의 차도현(지성 분)이다.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 재벌3세 차도현(지성 분) 정신과 의사 오리진(황정음 분)의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코미디. 차도현은 재벌3세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남자다. 유년 시절에 겪은 끔찍한 상처가 트라우마가 됐고, '해리성 정체장애(DID :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다중인격장애)로 이어졌다. 차도현이 앓고 있는 '해리성 정체장애'는 기억이나 인격과 같은 정신상태의 일부가 분리돼 육체를 장악하는 증상. 하나 둘도 아니고, 무려 '7개의 인격'이 등장한다.

▲ '킬미 힐미' 지성
▲ '킬미 힐미' 지성

"기억해. 너에게 빠진 시간" 등으로 오리진을 경악시키는 '스모키메이크업 중독자' 옴므파탈 신세기부터 인간미가 넘치는 사투리 '폭탄전문가' 페리박, 순진무구(?)한 7세 어린이 '나나'까지. 현재까지 본 인격 차도현을 포함해 총 4개의 인격이 공개됐다. 이 밖에 자살중독 고교생과 날라리 여고생 등의 3개의 인격이 등장할 예정이다. 차도현은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가며, 분리된 인격을 하나로 통합하려 노력 중이다. '상처 치유의 가장 강력한 백신은 사랑'이라는 드라마의 주제처럼, 오리진의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 안타까운 점은 차도현의 분리된 인격이 사라지기엔 지나치게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차도현 못지 않게, 매력적인 다중인격장애 왕자님이 또 있다. 곧 시청자를 만난다. SBS 새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의 현빈이다. '하이드 지킬, 나'는 '킬미 힐미'와 '쌍둥이 드라마'로 불릴 정도로 비슷한 소재와 주제를 다뤘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남자 지킬'과 '세상에서 둘도 없는 착한 남자 하이드'가 공존하는 재벌남 구서진(현빈 분)과 사랑에 빠진 서커스단장 장하나(한지민 분)의 묘한 삼각 로맨스를 그린다. 현빈 역시 '해리성 정체장애'를 앓는 주인공이다. 착한 구서진과 나쁜 로빈으로 상반된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장하나는 귀신같은 조련 기술로 두 인격 '하이드와 지킬'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 '하이드, 지킬 나' 현빈
▲ '하이드, 지킬 나' 현빈

남녀 주인공 모두 마음이 아픈 경우도 있다. tvN 드라마 '하트 투 하트'는 얼굴이 빨개져 할머니 분장을 하고 다니는 여자 차홍도(최강희)와 재벌 3세 정신과 의사 고이석(천정명)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 차홍도는 심각한 대인기피증 환자다. 누군가와 시선을 마주하면 얼굴이 심하게 빨개진다. 몇년 동안 짝사랑한 남자와도 얼굴을 마주할 수 없다. '안면홍조' 증상이 심각한 수준이라, 헬멧을 쓰지 않고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차홍도는 결국 할머니 변장을 택했다. 먹고 살기 위해 선택한 대안이다.

▲ '하트 투 하트' 최강희 천정명
▲ '하트 투 하트' 최강희 천정명

고이석(천정명 분)은 '킬미 힐미' 오리진(황정음 분)처럼 정신과 의사다. 화려한 언변과 출중한 외모, 실력을 겸비한 완벽한 남자. 게다가 집안에 돈도 많다. 차홍도의 대인기피증을 치료하겠다고 나섰으나, 이 남자 또한 마음이 아프다. 형의 죽음에 따른 트라우마, 난봉꾼인 아버지와 조울증 어머니의 영향으로, 알 수 없는 강박증을 앓고 있다. 특정 환자를 보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숨이 가빠지고, 이명을 듣는다. 그런데 차홍도가 곁에 있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억울한 누명을 쓴 후 자살을 시도한 고이석을 살린 것도 다름 아닌 차홍도. '치료'를 빙자한 만남(사랑)으로, 차홍도와 고이석은 각자의 트라우마를 치유할 예정이다.

OCN 드라마 '닥터 프로스트'의 천재 심리학자 닥터 프로스트(송창의 분)도 고이석과 비슷하다. '닥터 프로스트'는 프로스트 교수가 공식·비공식적으로 수사팀에 합류해 범죄를 해결하는 심리 수사극. 심리를 활용해 범인을 찾아가는 프로스트의 추리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프로스트 교수'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한다. 사람들의 어두운 마음을 치료하는 교수지만, 자신의 '마음의 병'은 해결하지 못했다. 덕분에 누구보다 냉철하게 수사에 나설 수 있게 됐지만.

우리는 '마음이 아픈' 안방극장 주인공에 공감하고, 열광하고 있다. '미치지 않고서'는 버티기 힘든 현실 탓일까? 주인공이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치유받길 원하는 우리의 욕망일까? 마음 아픈 드라마 주인공'은 대부분 '사랑'을 통해 치유받고 있다. 다소 유치하고 뻔한 결과(사랑)라 해도, 끌린다. '3포 세대'(사랑 취업 결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랑하기도 힘든' 현실이기 때문이다.  

뷰티한국 연예팀 이수아 기자 2soo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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