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은 모디슈머(Modisume)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의 합성어로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레시피로 재창조하는 적극적인 소비자를 일컫는다. 이들의 중요성은 레시피를 남들과 '공유'한다는 데 있다. 모디슈머는 자신이 만든 독특한 레시피를 혼자만 취하는 대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이웃과 공유하며 실제 사용 제품의 판매치를 높이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이에 화장품업계는 신제품 개발 또는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측면에서 모디슈머라는 소비 트렌드를 고려, 소비자 입맛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바비 브라운 등 색조 브랜드의 경우 아이섀도나 블러셔를 자유자재로 구성해 사용할 수 있는 메이크업 팔레트 등 DIY 제품을 출시, 판매하고 있다. 미샤 등은 쿠션 파운데이션을 자신의 입맛대로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는 모디슈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재활용 쿠션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레시피를 역 제안하는 브랜드도 많다. 대표적으로 향수 브랜드들은 2~3가지 향수를 레이어링함으로써 새로운 향을 재창조할 수 있는 레시피를 모디슈머들과 공유하고 있다. 제품 용기를 화분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팁을 소비자들에게 역 제안함으로써 매출 상승을 꾀하려는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
한발 더 나아가 모디슈머의 레시피를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II는 '피테라 에센스'를 별도 미스트 용기에 덜어 수시로 사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사용 팁에서 아이디어를 받아 'SK-II 피테라 미스트'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결과적으로 침체기라는 평을 들었던 SK-II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로 이어졌다.
최근 론칭한 국내 브랜드 라프(Laf)는 아얘 모디슈머 의견을 적극 반영해 개발한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디엔컴퍼니, 엘리샤코이 등은 자체 운영 서포터즈의 역할을 신제품 체험 및 SNS 홍보에서 신제품 기획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 화장품기업 관계자는 "그라데이션 립에서 착안한 투톤 립스틱, 컨실러 대용으로 사용 가능한 스틱 파운데이션 등 역시 넓은 의미에서 보면 모디슈머의 레시피가 제품화된 사례로 볼 수 있다"며 "본인에게 잘 맞으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제품을 찾고자 하는 소비 심리가 모디슈머라는 트렌드로 표출된 만큼 모디슈머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SK-II, 라프, 바비 브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