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구매력 하락에 따른 중저가 제품군 소비 확산…틈새 공략 모색 필요

유럽 내 주요 화장품 소비국 중 하나로 손꼽혀 온 스페인이 유럽 내 경기위기와 함께 화장품 소비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소비패턴 변화로 중저가 제품군의 구매가 늘어나면서 한국 기업들의 새로운 기회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불황에 따라 고품질 고가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남성용 화장품이나 기타 틈새시장이 점차 형성되고 있는 것.

특히 이와 같은 소비패턴의 변화가 그간 진입이 까다로웠던 스페인 화장품시장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공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트라 마드리드무역관에 따르면 스페인 화장품과 향수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70억 유로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에 이어 유럽 5위 소비국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는 스페인의 인구 수가 인근 유럽 국가보다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향적인 성향으로 인한 잦은 외출이 자연스레 미용에 대한 관심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스페인은 보수적인 소비 패턴으로 인해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에 대해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어 로레알, P&G, 유니레버 등 다국적 대기업이 전체시장의 60~70%를 점유하는 등 소수의 브랜드가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2007년 80억 유로에까지 근접했던 스페인 화장품 및 향수시장은 경기 불황과 함께 지난 5년간 하향세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색조화장은 2010년, 2011년 시즌 하락폭이 -2.7%에 이르며, 이어 스킨케어(-2%), 헤어케어(-1.7%), 향수(-0.8%) 등도 일제히 감소 추세다. 유일하게 판매가 증가한 제품은 위생 관련 용품으로 전년 대비 0.1% 확대된 것이 전부다.

스페인 사회학연구소(CIS)에 따르면 장기적인 불황과 국가 경제 저성장 예견 등으로 인해 2012년 들어 소비자심리가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스페인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중저가 제품으로 전환되면서 화장품시장의 반등이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소수 유명 브랜드가 선호되던 스페인 화장품시장에서 대형유통의 PB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남성화장품과 비비크림 등이 틈새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실제로 Men's Health 조사에 따르면 스페인 남성화장품시장은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가장 높은 성장세를 시현해 연간 시장 규모가 약 2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남성 개인당 화장품 지출 수준은 연간 169유로로 유럽 평균(128유로)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추세에 힘입어 현지 남성용 화장품시장에서는 면도용 제품이나 샴푸 등과 같은 일반적인 품목 외에도 노화방지, 피로 방지, 눈주름 개선, 피부 영양 공급, 지방 감소 등과 관련된 각종 기능성 화장품이 활발히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국가에서는 사용이 이미 보편화된 비비크림이 2012년 초 Garnier, Clinique, L'Oreal 등과 같은 유명 브랜드의 주도하에 스페인 시장에 첫 선을 보이며 비비크림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비비크림이 정식 판매되기 전부터 일부 소비자들은 각종 인터넷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비비크림의 효능과 특성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특히 현지 각종 메이저 언론에서는 비비크림 붐이 한국에서 시작됐음을 전하며 한국 화장품에 대해 상세히 보도한 바 있어 한국 기업들의 스페인시장 공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이미 비비크림 전문 브랜드인 SKIN79는 2011년 9월 스페인에 유럽 1호 매장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코트라 마드리드무역관은 “스페인 시장의 전반적인 불황이 향후 최소 2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당분간 화장품 판매 감소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최근 포착되는 소비패턴 변화를 통해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나 직접적인 시장 진출 등을 충분히 노려볼만 하며, 간접적으로는 PB제품이나 그 밖의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OEM 방식 등으로 수출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SKIN79와 같이 현지 온·오프라인 판매 매장을 통한 직접적인 진출을 통해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차츰 높여가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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