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산업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나란히 연간 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원래부터 화장품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물론 LG생활건강 또한 화장품 매출의 비약적 증가가 전체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양사의 괄목할 화장품 매출 실적은 오랜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시장보다는 ‘K-뷰티’의 위력이 거센 해외 시장에 기반한 결실이기도 하다.

 
 

# 국내 매출 기반은 면세점 유통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퍼시픽글라스, 퍼시픽패키지 등 계열사 실적을 포함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15년 매출액은 5조6,612억원이다. 전년의 4조7,119억원보다 20.1%가 증가했다.

전년 6,591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38.6%나 늘어 9,136억원에 달했다. 또 연간 당기순이익은 2014년 4,974억원에서 2015년에는 6,739억원으로 증가해 11.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화장품 계열사의 국내외 성장에 힘입어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견고한 성장을 이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자회사이자 화장품 사업의 핵심인 아모레퍼시픽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23.0%라는 높은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의 2015년 매출액은 4조7,666억원이고 영업이익도 37%나 늘어 7,729억원에 이르렀다.

설화수, 헤라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의 글로벌 인지도 및 인기가 높아지면서 면세점 유통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게 외형 확대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라네즈, 아이오페, 마몽드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국내 매출 성장률은 5.0%에 그쳤다. 그러나 럭셔리 브랜드들의 대활약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이니스프리는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시현했다. ‘Play Green’이라는 브랜드 캠페인 전략이 먹혀들면서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6% 성장한 5,921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64% 증가한 1,25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에뛰드는 질적 성장을 위한 유통 구조조정의 기간을 거치며 매출액이 8.3% 감소한 2,578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8.4%나 감소했다.

화장품(Beautiful)과 생활용품(Healthy), 음료(Refreshing) 등 3개 사업군을 전개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의 2015년 매출액은 5조3,285억원이다. 전년의 4조6,770억원보다 13.9%가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증가폭은 더욱 가파르다. 영업이익은 6,841억원, 당기순이익은 4,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이 각각 33.9%와 32.7%에 달한다.

역시 화장품 부문이 가장 돋보였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4,490억원으로 전년보다 25.2% 증가했다. 생활용품 부문의 6.3%, 음료 부문의 5.2% 성장률을 훌쩍 앞서는 수치다.

화장품 부문의 실적이 약진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41.8%에서 2015년에는 46.0%로 4.2%p가 늘었다. 영업이익 비중은 이미 화장품 부문이 과반을 넘어섰다. 화장품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01억원으로 나머지 2개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 합산액인 2,940억원을 넉넉히 앞섰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 또한 면세점 유통의 지분이 크게 확대됐다. 후를 비롯한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들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은 6,367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화장품 매출액의 1/4에 해당하는 수치다.

# 해외시장 진출도 고가 브랜드가 ‘효자’

면세점 유통을 제외하면 대체로 흡족하지 못한 국내 실적과 달리 양 사는 해외에서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글로벌 화장품사업 전담 창구인 아모레퍼시픽은 이른바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앞세워 지난해 해외시장에서만 1조2,5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44.4% 증가한 수치.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매출액이 일 년 사이 51.5%나 증가해 1조1,434억원에 달했다. 설화수는 중국과 아세안 시장의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린 게, 라네즈는 강화된 메이크업 라인과 모바일 프로모션으로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또 이니스프리는 중국 내 매장 확대 및 매장 당 매출 증가를 통해 질적·양적 성장을 이뤘고 에뛰드는 아시아 지역 주요 도시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며 힘을 보탰다.

북미 지역에서도 설화수와 이니스프리가 판매처를 늘린데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 39.0%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럽 지역에서는 역내 소비 위치과 유로화 약세의 여파로 전년보다 매출액이 19.5%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 성장의 기반은 럭셔리 브랜드 후였다. 역시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후는 지난해 중국 현지 매장 수를 1년 만에 35개 더 늘리며 124개를 확보했다. 중국 내 판매 품목 또한 전년의 67개에서 103개로 확대됐다.

판매처와 판매 아이템이 두루 늘어난 후의 성과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대(對)중국 화장품 및 생활용품 수출액은 3,017억원에 이르렀고 국내 면세점을 포함한 매출액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9,384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또 다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숨 역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며 미국에서는 빌리프가 세포라 매장에 성공적으로 입점,저변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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