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세에 국내 화장품 흔들, 국내 시장 안정과 새로운 시장 개척 필요

 
 
최근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 고속성장 하며 아시아 맹주로 부상했다. 화장품은 수출에서도 어려움이 계속된 타 산업과 달리 소비재 시장에서 연일 최고 기록을 갱신 중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화장품의 위상을 달라졌다.

때문일까. 최근 정부는 다양한 화장품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밝히며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한 법 개정, 화장품 규제 프리존 구축, 관광객 확대를 위한 정책 수립, 수출 지원을 위한 지원 약속까지 정부의 최근 행보는 분명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낙관적인 시각들과 달리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는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선언에도 불구, 국내 화장품 업계에 위기설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이유는 바로 불안한 중국 정세 때문이다.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이 그동안 큰 성장세를 보인 주요 원인은 단연 중국이었다. 세계 2위의 화장품 시장, 아시아 최대 시장이자 대한민국 화장품 수출 1위 국가가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관세청 잠정 집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11억7,317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40.3%를 차지한다. 화장품 수출에 있어 중국 점유율이 한 해 사이 9%p 가량 더 오른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국은 국내 화장품 업계에 가장 큰 잠재 시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중 FTA 발효 이후 국내 화장품 수출이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면서 실질적인 관세 혜택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더욱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은 최근 위기설로 바뀌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과 마찰이 생기면서 중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감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고성장세를 이어 오던 화장품 관련 주식은 연일 큰 폭의 감소 현상을 보였고, 업계에서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상의 어려움이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중국이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에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당장 중국 관광객들로 큰 성과를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면세점들이 새롭게 재편된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 편향의 화장품 사업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화장품 육성책 대부분이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있고,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제 정세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을 벗어나 아세안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당장 큰 시장으로 유혹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중국 이외에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 국내 화장품 빅2가 국내 화장품 시장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부분도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내수 시장에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이미 우리는 중국 편향의 수출 지향, 중국 관광객 유치, 따이공 등 편법 유통 집중 등으로 지난해 큰 악재를 겪었던 기업들의 사례를 보았다. 중국만 바라보던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수입 화장품 규제 강화와 메르스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 화장품 70년사 동안 무수히 많았다. 도도화장품 부도 이후 큰 어려움을 겪었던 OEM사들부터 비비크림 하나에 의지했던 유망 기업들의 침체, 한번의 큰 성과로 홈쇼핑에 집중하다 후속 제품 실패로 문을 닫은 화장품사, 경쟁사의 공장 인수로 큰 위기를 맞았던 어느 OEM사의 이야기까지 한 곳에만 집중할 경우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교훈들을 이미 경험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화장품 육성책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 대부분도 여전히 중국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분산 투자를 강조하는 전문가들에게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Don’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는 격언은 자주 쓰이는 말이다.

한 바구니에 담은 달걀은 늘 위험을 안고 있다. 위험 없이 기회도 없고, 늘 분산 투자가 정답도 아니다. 하지만 늘 대비하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음을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이제는 대한민국 화장품도 중국이 아닌 제3의 시장에 눈을 돌리고, 중국이 아닌 제3의 시장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노력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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