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에만 급급한 총선 후보들... 공생의 윤리규범을 세울 지도자가 필요하다

▲ 노규수(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국조 단군의 개국 이래 5000여년이나 꾸준히 존중되어온 이 나라 ‘홍익인간’의 사상이 도대체 오늘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필자가 가슴을 치며 한탄하는 이유는 최근 잇달아 터지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들 때문이다.

안타까운 마음이 어디 필자뿐이겠는가?

지난 3월14일, 경기도 평택에서 계모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숨진 ‘원영이 사건’ 현장검증이 벌어졌을 때 분노한 200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나와 “살인마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집단 항의가 이어졌다.

계란을 던지며 분노하는 시민들을 피해 경찰은 결국 비공개 검증을 진행해야 했다.

전국을 울린 신원영군!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집안 화장실에 감금돼 계모 김씨의 학대를 받아오다 금년 2월2일 오전 사망한 채 아버지 신씨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계모 김씨는 무려 3개월간이나 원영군에게 하루 한 끼의 밥을 주며 수시로 때리고, 원영군이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온몸에 락스를 붓기도 했다는 것이다. 결국 화장실에서 영하의 한 겨울에 찬물을 끼얹은 채 20여 시간이나 갇혀 숨져야 했다.

원영군이 숨지자 이들 부부는 시신을 이불에 말아 세탁실에 열흘간이나 방치하다 2월12일 신군 할아버지 묘가 있는 평택시 청북면 야산에 암매장했다는 것이 경찰의 중간발표다.

여기서 필자는 인간의 근본적인 존재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은 과연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진 신의 피조물인가?

하지만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비극(悲劇)을 연출하고 공연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한다. 즉 비극을 만드는 것도 인간이고, 그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도 인간이다.

또한 인간은 투우(鬪牛)로 소를 찔러 죽이면서도 박수치며 즐거워하며, 군중이 모인 가운데 십자가에 못을 박는 형벌로 인간을 죽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온 명제가 하나 있다.

“인간이 가장 잔인한 동물이다(Man is the cruelest animal)”

비극을 스스로 만들어 관람하고, 동물을 학대하고, 인간을 죽이기도 하는 사례들을 지켜 본 철학자 니체(Friedrich Nietzsche)가 예언자 차라투스트라(Zarathustra)를 통해 전한 말이다.

가장 잔인한 동물이 인간!... ‘도시생태보고서’를 보도한 국내의 한 언론은 미국 노스이스턴(Northeastern) 대학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동물학대자 70% 이상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중 40%는 사람에 대한 폭력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동물학대는 우리사회의 잠재적인 범죄에 대한 적신호라고 규정했다. 동물에 대한 인간의 행태를 관찰해본 결과다. 그 결과 나온 말이 바로 “인간이 가장 잔인한 동물”이라는 니체 선언의 반복이었다.

필자 역시 최근의 아동학대 사례를 보면서 니체가 지적했듯이 인간이 가장 잔인한 동물이라는 사실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노스이스턴 대학의 도시생태보고서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공생관계를 관찰했지만, 이제는 인간과 인간의 공생관계도 관찰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그래서 공생을 저해하는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성악설(性惡說)의 기존 규정만으로는 공생의 방법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함께 살아가는 규범의 재무장에 나서야 한다. 잔인한 인간성을 순화시켜야 한다.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운동을 꾸준히 펼쳐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홍익인간의 실천 강령이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고, 사랑이 가득한 가정과 사회를 만드는 길은 오직 홍익인간 정신뿐이다.

하지만 나라를 이끌어야 할 정치 지도자들의 눈에는 원영이 사건과 같은 아동학대 사건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선거를 앞두고 당리당략, 또는 나 살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홍익인간 정신으로 나라를 바로 세워보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기 전이라지만, 예비후보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어느 동네의 참 일꾼 홍길동’ 또는 ‘지역발전 예산을 끌어올 사람은 홍길동’이라는 식으로 이름 석 자 알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하지만 필자는 친지들과 함께 기다릴 것이다. 홍익인간 정신으로 아동학대와 같은 비극을 막고, 인간존중의 국가 가치체계를 바로 세울 진정한 지도자를 기다릴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필히 그럴만한 홍익인간의 정치지도자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필자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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