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보건대학교 석좌교수로 제2의 인생 시작한 대한화장품협회 안정림 전 부회장

 
 
“해답은 현장에 있었다”

군자삼락(君子三樂)이라 했다. 늘 거인은 마지막을 베푸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 또한 이러한 낙에 하나일 것이다.

최근 대전보건대학교 화장품과학과 석좌 교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대한화장품협회 안정림 전 부회장은 40년 간의 화장품 인생을 뒤로하고 69세라는 나이에 후진 양성을 위해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고 했다.

또한 그 속에서 아모레퍼시픽 근무 26년, 대한화장품협회 근무 14년 동안에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깨닫게 된 것에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가 후진 양성을 위해 교단에 서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화장품 업계에 ‘인재육성’의 부재였다. 오랜 시간 화장품 업계에 종사해 왔지만 그가 보던 세상은 한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교단에 서서 처음 갖게 된 생각은 중소기업들에게는 인재육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고 말을 꺼낸 안 교수는 “화장품 분야의 경우 대학에서는 취업을 통해 더 많은 트레이닝 기회가 주어지길 원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바로 현장에 투입할 직원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대기업들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는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인재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기업은 대타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결혼, 임신, 출산 등의 문제로 여성들의 취업 환경은 매우 열악한 현실이다.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의 능력을 확고하게 인정받아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이와 함께 안 교수는 약대의 경우 이미 대학에서 많은 현장 경험을 쌓고 제약사에 취업하지만 화장품은 처음부터 다 가르쳐야 한다“며 화장품학과에 대한 아쉬운 점도 밝혔다.

이어 “화장품 관련 규제를 약사 출신들이 운영하다 보니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화장품 공무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안 교수는 대부분의 화장품학과 학생들이 품질관리 영역에만 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화장품 업계 관련 업무는 크게 생산, 연구, 마케팅, 영업으로 나누어지지만 직종을 선택하면 무수하게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때문에 안 교수는 학교 안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현장 학습이 필요하고 학생들 스스로도 품질관리 영역에만 머물지 말고 다양한 직종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주일에 2시간뿐인 강의 시간임에도 안 교수는 자신의 모든 열정을 불태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40여년간 쌓아 온 노하우와 각종 자료, 인적 인프라 등을 활용해 실전에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고 수업에 필요한 교재 자료도 직접 만들어 볼 생각이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들을 공개해 취업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인적 인프라를 활용해 학교와 기업이 가까워지는 문화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실제로 안 교수는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사 대표에게 인재상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안 교수는 “취업은 모셔가는 취업이 되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학생들이 좋은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 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안 교수는 “화장품 관련 학과는 2, 3, 4년간을 화장품 관련 내용을 배움에도 불구하고 제조판매관리자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향후 화장품 관련 학과도 제조판매관리자가 될 수 있는 법 개정을 제안할 것”이라며 그가 대한화장품협회 재직 시절 만들었던 제조판매관리자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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