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세미나…중국 공략 위한 화장품 업계 선행 과제들 지적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에서 여전히 낮은 인지도를 형성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12월6일 청사 준공 후 처음으로 개최한 ‘글로벌 화장품시장 동향 분석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들이 지적된 것.

 
 
이날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국리서치 강호진 차장은 ‘효과적인 중국 화장품 시장 공략을 위한 소비자 행동 이해’란 주제로 중국내 소비자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공략 포인트를 설명했다.

강 차장에 따르면 한국리서치는 중국의 화장품시장 및 소비자들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중국의 화장품 전문가 2명, 국내 화장품 전문가 2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소비문화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상해와 내몽고의 17~54세 여성 807명을 정성조사했다.

그 결과 소비자 조사 전체 응답자 중 43%가 전혀 한국산 화장품을 사용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내몽고 응답자의 경우 74%가 한국 화장품 사용 경험이 없었다.

비사용 이유로는 매장수가 적고 입점 지역이 한정적인 것과 구미 화장품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이 꼽혔다.

또한 한국에서 탄생한 비비크림을 비롯해 한약재 화장품, 유기농 화장품, 천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비크림의 경우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응답자는 11%에 불과했으며 35%가 구미 브랜드, 33%가 중국 브랜드, 22%가 일본 브랜드를 선호했다.

또 한약재 화장품의 경우 43%가 중국 브랜드를 26%가 일본 브랜드를, 23%가 구미 브랜드를 선호하고 한국은 단 8%에 그쳤으며 유기농 화장품과 천연 화장품 역시 각각 3%와 4%로 가장 낮은 인지도를 기록했다.

구체적인 화장품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스킨케어 제품에서 로레알을 색조화장품에서는 메이블린을 1위로 꼽았으며, 1위부터 5위까지 로레알 그룹과 P&G 그룹, 시세이도, 에이본 등의 브랜드가 거론되었을 뿐 한국산 브랜드는 단 한 개도 없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한류 열풍이 화장품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적이다.

조사 결과 중국 소비자 10명 중 6명은 한류의 영향을 받았지만 한류가 한국산 화장품 구매까지 이어지는 것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5%만이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산 화장품을 구매했다고 답했으며 40%가 화장품 구매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답한 것.

다만, 한국식 화장법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응답이 28%, 한국식 화장품법으로 인해 제품을 구매했다는 응답이 21%에 달했고, 긍정적인 응답자가 대부분 10~30대로 향후 타깃 마케팅에 대한 가능성은 점쳐졌다.

이와 관련 강 차장은 “한국 제품이라도 중국 생산 제품에 대해서 중국인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제품의 원산지를 어필하고 한국식 화장법 교육을 통한 제품 판매가 필요할 것”이라며 “중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시초 스킨케어의 경우 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라인을 구성해 진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아직 인지도는 낮지만 최근 중국에서 천연, 유기농 화장품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어 이와 같은 제품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으며 중국 중소도시 등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한국산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이 없다”면서 “중국의 2,3선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 마련 노력과 매장 내 구전을 통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타깃 고객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리서치에 이어 발표자로 나선 EC21 해외시장분석팀 이민정 주임연구원 역시 한국리서치와 비슷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민정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시장은 미국, 일본, 브라질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로 성장했으며 10년 동안 시장규모가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가능성이 큰 시장이지만 P&G(15.8%), 로레알(11.0%) 시세이도(5.4%) 등 글로벌 기업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은 반면 한국산 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각각 1%, 0.4%의 낮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고 한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품질 우수성이 인정되고 있지만 중국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의 인지도가 여전히 낮고 현지 유통구조가 혼란해 신뢰도 하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이민정 연구원은 “시장 진출 전 정식 수입절차를 통과한 제품에 한해 개봉구를 봉하거나 표기방법을 달리하는 등 정품을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품 인증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다양한 유통 채널 중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고 제품 콘셉트와 맞는 유통을 선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민정 연구원 발표에 이어 ‘중국, 대만 진출과정에 대한 이해와 실무준비’란 주제로 씨앤드림 채욱 대표가 중국과 대만의 수출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R&D특허센터 박종효 소장은 ‘수출기업을 위한 특허경영전략’을, YSM마케팅컨설팅 윤수만 소장은 ‘화장품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사례 및 성공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한편 신현두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장은 이날 세미나에 앞선 인사말에서 “국내 화장품 시장은 정부와 기업의 노력과 소비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2006년 이후 매년 10.4% 성장하며 지난해 세계 10위권 시장에 올랐다”면서 “이러한 국내 화장품시장 성장에 발맞추어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15개국의 화장품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중 올해는 중국에 대한 심층조사 필요성이 제안되어 중국에 대한 소비자, 지역, 전문가에 대한 특성을 조사해 발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발표된 내용들이 중국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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