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축복의 인사로 홍익인간 사회 만들자

7월7일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99% 민중은 개.돼지’라고 망언을 했던 교육부의 모 국장이 7월22일자로 결국 파면됐습니다. 19일 열린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그는 분명 실언을 했습니다. 설화(舌禍)지요. 문제의 발언 후 국회에 불려나온 그 국장은 “죽을죄를 지었다”고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지만, 정부는 그를 파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를 용서하기엔 국민여론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7월11일 그 국장을 국회로 불러 “네 죄를 네가 알렸다”는 국회의원들의 호통소리가 온 나라 안을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국회의원들은 “개돼지와 같이 국민은 먹여만 주면 된다고 얘기한 것이냐?”고 다그치자, 그 국장은 그게 아니라며, “그 말은 영화 ‘내부자들’에 나온 대사를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합니다.

술자리에서 기자들과 논쟁이 있었는데, 그가 술김에 영화 얘기한 말을 기자들이 그렇게 오해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하긴 모 외국 언론은 ‘기록에 남기지 않는다는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를 전제로 한 말이었는데, 기자들이 그 약속을 깨뜨리고 보도하면, 과연 앞으로 어느 누가 기자들을 만나려 하겠느냐고 국내 언론의 태도를 비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부에서는 “대한민국 언론은 과연 떳떳하냐?”는 질문도 등장했습니다. 김정범 변호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한 칼럼을 통해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시각은 언론도 심각하다”고 직격탄을 날렸지요.

또한 국장에게 호통을 친 국회의원들도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국민의 종이 되겠다”고 굽실거리던 분들이 당선되는 순간부터 목이 뻣뻣해진다는 것입니다. 뇌물 검사나 비위 공무원들 역시 국민을 개.돼지로 본 결과라고 합니다.

돈 있는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라면국물을 뿌리는 대기업 간부나, 돈 주고 매질을 시키는 재벌 총수, 운전기사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아파트 경비원에게 폭언을 일삼는 부자아파트 사장님사모님의 갑질도 99%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자(莊子)는 고족지어지야천(故足之於地也踐)이라고 말했다지요. 발이 땅을 밟는 면은 실제 아주 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이 밟지 않는 지면이 넓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안심하고 걸어갈 수 있다는 ‘시기소불전(恃其所不蹍) 이후선박야(而後善博也)’의 교훈을 후세에 전했습니다.

실제 당신이 지금 서 있는 그 자리가 10층 옥상난간 끝이라고 가정한다면, 당신은 과연 편안하게 서 있을 수 있을까요?

장자가 전하려는 말의 뜻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이나, 당신이 지금 서있는 그 자리가 하잘 것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알 때라야 비로소 당신은 천지대자연이 일러주는 진리를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목에 힘을 빼야 보인다는 것이지요.

홍익인간 사상은 의외로 쉽다고 생각합니다. 99%의 사람이 당신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홍익인간의 정신일 것입니다.

그래야 당신은 주위 사람을 알아보게 됩니다.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서로 스치고 부딪히며 사는 사람들로 인해 내가 살아갈 수 있다는 진리를 알게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평소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들을 사랑합시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평소 연락조차도 안하고 살던 99%의 사람들에게 전화라도 해서 “당신 덕에 내가 잘 살고 있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합시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축복으로 인사합시다. 그 사람이 복을 받으면 나도 복을 받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 장자의 가르침일 겁니다.

저부터 인사드립니다. 독자 여러분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여러분 덕에 제가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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