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애완동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애완동물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라는 점에서 사업 다각화의 대상으로 매력적이란 평가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는 화장품 시장과 비교하면 더더욱 그렇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의 21.8%에 해당하는 가구에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 2010년 17.4%, 2012년의 17.9%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애완물과 함께하는 가구 수가 증가하면서 동물병원 카드 결제 금액은 2011년 3,934억원에서 2013년 5,113억원으로 그리고 2015년에는 6,806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수의·진료 분야뿐 아니라 사료산업, 집과 신발, 의류, 완구를 비롯한 용품산업, 보험이나 훈련, 미용관리 등 서비스산업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애완동물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GDP 대비 규모가 미미해 앞으로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2020년에는 그 규모가 6조원 이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아직 채 성숙되지 않은 이 시장을 화장품 기업들이라고서 탐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대체로 여성이 애완동물을 키우는데 열성적이고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타깃층 또한 비슷하다. 미용용품같은 경우 상품적 연관성도 있다. 앞으로 화장품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 LG생건·애경·라벨영 등 연이어 도전장

LG생활건강은 지난해 8월 ‘시리우스(Sirius)’라는 이름의 펫(pet) 케어 브랜드를 출범시키며 애완동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시작은 샴푸, 컨디셔너 등 미용용품으로 이뤄진 ‘오스 시리우스(O’s Sirius)’ 라인이었지만 최근에는 반려견 사료 라인인 ‘시리우스 윌(Sirius Will)’까지 선보였다.

시리우스 윌은 유기농 원료를 95% 사용한 프리미엄 유기농 등급 반려견 푸드 라인이다. 반려견에게 유해할 수 있는 농약과 인공 향색료는 물론 육골분 등의 부속물을 배제한 순수 정육만을 사용해 가장 안전한 사료를 주고 싶은 보호자의 마음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퍼피용(1세 미만), 성견용(8세 미만), 노령견용(8세 이상) 등 3종으로 이뤄졌고 이들 제품에 사용된 유기농 한우와 홍삼은 반려견의 까다로운 입맛을 돋우고 면역력을 높여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각 내용물은 별도의 소용량 포장에 담겨 화학 방부제 없이도 안심하고 보관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시리우스 브랜드 담당자는 “반려견 건강을 고민하는 보호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검증된 원료와 영양에 기호성까지 고려한 프리미엄 사료를 선보였다”며 “LG생활건강의 기술력과 안전성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반려견 푸드 제품들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생활뷰티기업 애경은 지난해 10월 반려동물 전문기업인 이리온과 함께 프리미엄 펫 케어 브랜드를 표방하는 ‘휘슬(WHISTLE)’을 론칭했다.

휘슬은 반려동물의 피부가 사람에 비해 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브랜드다. 반려견의 피부는 약알칼리성으로 표피층이 얇아 상대적으로 세균성 피부병에 취약하고 자극에 쉽게 손상된다는 것. 이같은 점을 고려해 휘슬은 반려동물 피부에 적합한 ‘퓨어 모이스트 샤이닝 실키 샴푸’ 2종을 선보여 판매하고 있다.

애경 관계자는 “말하지 못하는 반려동물의 피부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제품 개발과 함께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캠페인 등 다양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톡톡 튀는 화장품 컨셉으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라벨영도 애완동물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옷, 액세서리를 비롯한 애완동물 패션용품들로 이뤄진 브랜드인 ‘울지마 마이펫’ 개발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 만만치 않은 사업다각화…돌발 사태에 '흔들'

화장품 기업들의 애완동물 시장 도전은 아직 첫걸음 단계이지만 벌써부터 경각심을 갖게 하는 사례도 나온다. 온라인 화장품 시장에서 쿠션 열풍의 한축을 담당한 에이프릴스킨은 지난해 말 자회사 셀트루먼트를 통해 반려견 및 반려묘 사료와 간식, 용품들로 이뤄진 브랜드 ‘디어 마이 펫(DEAR MY PET)’을 론칭했으나 뜻밖의 사고로 홍역을 앓고 있다.

주력 제품인 ‘애정사료’를 먹은 강아지들이 연이어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였고 심지어 사망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큰 물의를 빚은 것이다. 회사가 황급히 환불과 피해보상을 약속했고 6개 기관을 통해 심각한 수준의 유해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지만 애견인들의 의심과 분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모(母) 회사의 화장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통에 사업다각화가 오히려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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