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 상추가 숯불구이식당 손님상 옆에 자라고, 그 야채를 즉석에서 뽑아 먹을 수 있다면?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필자가 2009년 농업 귀농을 떠날 때 가장 크게 염두에 두었던 농작물의 콘셉트는 ‘안전’이었다.

땅과 하늘, 강과 바다, 논과 밭이 산업화 폐기물과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의한 환경오염으로 점점 황폐화되는 상황에서 최소한 입으로 들어가는 먹거리만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그런 농산물을 생산하자는 취지였다.

그래서 추진한 것이 자연환경 질서를 침해하지 않는 야생농법이었다.

비료 농약 살충제 등 그 어떠한 화학제품들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생육환경을 유지시킨 후, 건강식품의 재료로 쓸 약초들이 스스로의 자생력으로 병충해를 이겨내며 자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성장여건 만을 마련해주는 방식이다.

이 같은 야생농법이 ‘제1차 안전 먹거리 프로젝트’였다면, 필자는 이제 ‘제2차 안전 먹거리 프로젝트’에 나설 계획이다. 바로 수직농법(vertical farming)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회사빌딩에 숯불구이전문점을 열고, 그 식당에 필요한 채소를 직접 키워 손님상에 올릴 생각이다.

식당에서 농사를 짓다니?...

그렇다. 아주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또한 그 수직농법의 역사가 그리 길지도 않다. 199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의 미생물 생태학자인 딕슨 데스포미어(Dickson Despommir)박사가 처음 과학적으로 입증한 도시농업이었으니까.

방식은 간단하다. 도심 빌딩이든 공장이든 학교든 실내에 수경재배가 가능한 아파트형 농장을 설치하는 것이다. 슈퍼마켓의 상품진열대처럼 천장까지 이어지는 여러 층의 재배계단을 만들어 상추나 고추, 토마토 등을 가꾸는 실내농장이다.

따라서 땅과 햇빛이 없어도 된다. 제초제나 살충제 등은 더더욱 필요하지 않다.

생물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햇빛은 LED등(燈) 설치로 해결된다. 햇빛은 인위적인 조절이 불가능하지만, LED燈으로는 식물성장 추이에 따른 광합성작용을 빛의 파장, 강도, 거리 등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응용의 맛이 가능하다고 한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Wageningen University)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LED燈의 효율적 사용으로 상추나 토마토의 수확량을 자연광이나 고압나트륨燈의 사용 대비 30% 이상의 증산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투입량은 작다. 저비용 고효율이다. 다른 재배방식보다 자연 손실이 적기 때문에 물은 95% 이상, 비료는 50% 이상 절약이 가능하다.

영양도 뛰어나다고 한다. 세계 최대 수직농업 회사인 미국 에어로팜스(Aero Farms)社의 데이비드 로센버그 대표(CEO)는 “그 어떤 재배방식에 의한 녹색채소보다 단위 칼로리당 영양가가 높다”고 밝혔다.

그 결과 에어로팜스社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발육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직농업으로 생산하는 무공해 야채류를 학교 급식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학교 스스로 구내식당에서 재배할 수 있는 수직농장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에어로팜스社는 상추를 16일에 한 번씩 수확하고 있다. 1년이면 22번이나 된다. 일반 농업에 비해 생산성이 무려 75배나 높다는 것이다.

이 방식이 일본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는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고 나서다.

일반 밭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도저히 방사능 노출 오염을 막을 수 없었다. 그 대신 빌딩의 수직농장에서 재배되는 야채류는 대기오염은 물론 그 어떤 외부오염 환경의 침입에 100%에 가깝게 완벽차단 보호되기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땅에서 땀 흘리며 밭을 일구는 인류의 수천 년 농경문화가 이제 변하고 있다. 필자는 이 수직농업을 홍익인간을 위한 건강식량 확보방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창원 빌딩에 필요한 재배시설 설치와 함께 곧 ‘제2차 안전 먹거리 프로젝트’를 가동시킬 예정이다.

여러 친지들과 함께 설계한 이번 프로젝트가 ‘1인은 만인을, 만인은 1인을 위한 홍익인간경제’로 이어져 자본주의4.0시대를 이끌 새로운 식량생산 방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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