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들은 굶어가며 자식들 가르쳤고, 월남과 사우디에 나가 피땀 흘려 벌어온 돈으로 이 나라를 잘살게 만들었습니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5월이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만 차마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겁이 난다. 늙은 부모나 노인들에 대한 학대다. 지난 5월15일에도 술에 취해 노부모에게 폭력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아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이 TV화면에 보도됐다.

정말 용서할 수 없는 패륜아다. 아버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가 하면, 어머니를 밀치고 바닥으로 내리치기도 했다. 이래서 세상이 말세라는 말도 나오나 보다.

하지만 어머니는 끝까지 아들을 감쌌다. 아들의 범행이 알려지지 않길 원한 나머지 어머니는 당시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은 넘어져 다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게 사랑으로만 대하니 자식이 부모를 더 우습게 알았는지도 모른다. 동네사람들 말로는 “아들이 술만 마시면 부모를 상대로 협박과 폭행을 일삼아 왔다”는 것이다.

서울시 남부와 북부에 각각 설치된 두 곳의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노인학대 피해’가 지난해 2천147건으로 최근 6년새 최대를 기록했다.

그중 “늙은이는 나가 죽어라”는 등 욕설을 퍼부으며 말로 모욕하거나 표정으로 위협하는 등 노인에게 고통을 주는 정서적 학대가 995건(46.3%)으로 가장 많았고, 주먹 등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신체 학대가 749건(34.9%)으로 두 번째였다.

그 다음으로는 부모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방임’이 180건(8.4%), 병원에도 갈 수 없을 만큼 돈 한 푼 주지 않는 ‘경제학대’가 156건(7.3%), 노인 스스로 자포자기의 삶을 사는 ‘자기방임’이 34건(1.6%), 부모를 내다버리는 ‘유기’가 18건(0.8%)의 순이었다.

이 같은 노인학대는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아무리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해봤자 쇠귀에 경읽기가 되어버린 세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민단체들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중 한 곳의 예를 든다면, 사단법인 아노복지재단은 2000년부터 학생 청소년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노인공경,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글짓기, 표어 공모전’을 꾸준히 개최해오고 있다.

주최 측이 밝히고 있는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인공경 사상을 고취시키고 노인공경이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나라와 지역,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지되도록 인식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학대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게 하고 노인학대가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노력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노인들 스스로 빨리 자립의 길을 찾는 일이다.

첫째는 재산이 있다면, 자식들에게 돈 한 푼 남겨주지 않겠다는 모진 생각부터 가져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의 노후를 위한 일일뿐더러 부모 재산이나 노리는 자식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는 일이기도 하다.

공연히 정에 이끌리고, 자식들의 간청에 못 이겨 덜컥 재산을 내놓았다가 낭패 보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내 손에 돈이 있어야 자식에게도 사람대우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둘째는 사회활동이다. 친구를 사귀고 대화하며 지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생활 자립을 위해 친지들과 함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선은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옷 차려 입고 나갈 곳을 마련해야 한다. 아들이나 딸, 며느리와 붙어 있어 보았자 서로 눈치 보는 일만 늘어난다. 더러는 웃음꽃이 피는 일도 있겠지만, 그것도 아들 딸 며느리가 인성이 됐을 경우지 그렇지 않다면 감옥이나 다름없는 생활이다.

그런 자식들에게 성경 십계명의 제1조가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적혀있다고 말해보았자 본전도 못 찾게 되어 있다. 그래서 간절히 당부드린다.

“이 땅의 노인들이여! 당신들은 굶어가며 자식들 배 굶지 않게 가르쳤고, 월남과 독일, 사우디에 나가 피땀 흘려 벌어온 돈으로 이 나라를 이렇게 잘살게 만들었습니다. 부디 노후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십시오. 홍익인간 세상을 꿈꾸는 필자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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