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종착역, 희망 ‘에스쁘아’와 손잡다

결점 없는 피부, 눈부신 외모의 완성은 메이크업이다.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압도하고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가 되는 배우와 모델 뒤에는 그녀들의 ‘미’를 창조해주는 이들이 있다. 전면에 드러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뷰티 트렌드를 이끌고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내어 이끌어주는 그들. 바로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고객과 만나는 현장에서 혹은 촬영장에서, 또 백 스테이지에서 얼굴이라는 하얀 도화지에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나가는 톱 메이크업 아티스트들과의 릴레이 인터뷰.

 
 
2010년 론칭한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브랜드 에스쁘아와 함께 성장을 꿈꾸는 류태경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만나보았다.

화려한 헤어스타일과 간결하게 정리된 콧수염, 수려한 외모가 ‘아! 메이크업 아티스트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카리스마 있는 외모와는 달리 두 살배기 귀여운 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랑하는 팔불출 아빠의 모습도 보였다. 게다가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친근함까지.. 다양한 매력의 소유자, 류태경 아티스트와의 흥미진진한 인터뷰

# 글로 배운 메이크업, 이제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나의 일

2002년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 메이크업을 먼저 시작한 초등학교 동창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로 우연히 시작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의 삶. 점수에 맞춘 대학 입학으로 영문학과에 다니다가 군 입대 후 그 친구에게 방송국에서 특수분장 쪽으로 가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때부터 군대에서 메이크업 책을 사서 마냥 읽었다. 통화 후 1년이 지났고, 난 여의도 MBC미술센터 분장실에서 수염을 만들고 있었다. 그 친구는 현재 디올 프로모션팀 선임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프라 모델을 만드는 게 취미였기에 분장 메이크업이라 하면 연예인들에게 특수 분장을 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은 막연한 생각에 친구의 말에 혹한 것.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상경해서 운 좋게 입사했으나 출근을 하면 언제 퇴근할지 모른다는 게 힘이 들었다. 내가 한 마지막 작품이 이덕화 씨가 출연한 ‘제5공화국’이었는데 선배가 분장차 안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너무 딱해보였다. 그 선배와 내가 10살 차이가 나는데 10년 후 내 모습을 그려보니 ‘내가 10년 후에도?’라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더라. 당시에 내 버팀목이 돼줬던 것은 싸이월드. 연예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니 친구들이 부러워하더라.

방송국 분장사로서의 삶을 버티고 버티다가 뷰티 업계로 넘어왔다. 바비 브라운, 베네피트, 오휘까지 여러 브랜드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있다가 잠시 학원 강사로 외도도 했지만,  ‘남자로 태어났으면 무라도 썰어야지’하는 심정으로 다시 브랜드 소속 아티스트로 일을 하게 됐다. 바닐라코를 거쳐 마지막 종착역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에스쁘아다. 트렌드를 이해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이 바로 나의 몫이다.

# 패션, 뷰티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시사 등 다양한 공부를 통해 접목시켜

 
 
메이크업 영감을 어디에서 얻느냐고 물어본다면 스마트 폰과 책을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유명 브랜드의 다양한 화보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요즘에는 홈쇼핑도 눈 여겨 본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류, 가전, 장난감, 음식 등 다양한 제품을 즐겁게 소개해주고 이해하기 쉽더라. 그것에서 도용할 수 있는 부분을 캐치해 나의 분야와 접목시킨다.

보기와 다르게 다양한 분야의 많은 책을 접하려고 한다. 이제는 유명 디자이너 몇 사람이 트렌드를 이끄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빠르고 스마트한 사회에 다양한 이해력이 없으면 트렌드를 선도하기 어려울 것이다. 뷰티클래스를 진행할 때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을 재미있고 쉽게 풀어내면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더라.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사투리를 적당히 쓰면서 개그 프로의 유행어까지 따라하며 말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자기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내가 해 준 메이크업을 만족해하며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좋지만 내가 제안한 방식으로 모든 메이크업을 바꾸겠다는 고객을 만날 때 브랜드 아티스트로서의 만족감은 최고에 이른다.

# 힘들었던 시간, 방법을 바꾸니 길이 보여

재미있었던 기억도 많았지만 힘든 기억이 많다. 아마 그 역경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는 자리에 오게 된 것이 아닐까?

방송국 분장실 막내시절, 사극 촬영이 많았는데 한 겨울 보조출연자 200여 명에게 수염을 붙여줘야 했다. 추운 겨울 새벽, 어두운 산 속에서 수염을 붙이는 일은 정말 힘들다. 선배들은 분장차 안에서 주연배우들과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분장을 하지만 후배들은 밖에서 서서 한다. 분장용 접착제가 얼마나 차가운지 보조출연자 얼굴에 연신 발라주면서 정말 많이 미안하더라. 떨어지면 다시 해야 하니까 한 번에 끝내자고 달래가며 붙였다. 내 손도 터지고 갈라져서 피도 났지만 왠지 나보다 그 아저씨들이 더 불쌍해 보였다.

브랜드 업계로 넘어온 초반, 또 하나의 잊지 못할 기억. 눈썹 수정을 실수하여 고객 클레임이 크게 발생했다. 약 3개월간 고객과의 마찰 끝에 100여 만원 상당의 제품과 상품권 등으로 마무리했다. 상처도 없었고 피 한 방울 나지 않았으며 단지 ‘따끔’했다는 것만으로 일이 그렇게 커질 줄 몰랐다. 그 이후로 내가 실수를 했건 안했건 칼을 다룰 땐 항상 조심한다.

힘이 들 때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방법을 바꾸니 길이 보이더라.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공부법이 하나 있다. 바로 선배들의 모방이다.

# 나에게는 ‘희망’인 에스쁘아

 
 
두 살배기 내 딸아이가 나중에 커서 메이크업을 하겠다고 하면 단연코 반대할 것이다. 자식에게 험한 길임을 뻔히 알면서 등 떠밀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대한민국 메이크업 시장이 얼마나 넓고, 얼마나 치열한지 모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매년 쏟아져 나오고, 기존의 아티스트들도 너무 많다. 단단한 각오가 없다면 제 풀에 지쳐 쓰러지고 말 것이다.

지금 메이크업의 길을 선택한 사람에게 굳이 한마디 하자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는 한 두 달 만에 판단될 것이 아니다. 10년은 해봐야 안다”고 말해주고 싶다. 바느질 40년 인생으로 나를 키우신 우리 어머니의 말씀이다.

이 분야는 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매력도 있다. 짧은 시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달인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니까.

에스쁘아는 불어로 ‘희망’이라는 뜻이다. 나에게도 에스쁘아는 희망인 곳이자 종착역이다. 나와 에스쁘아는 그릇이 크다. 큰 그릇에는 물을 채우려고 해도 늦게 차는 법. 그릇에 내용물을 채우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어느 시점부터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었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우리 브랜드도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라서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한대이다. 이제 스킨케어 뿐 아니라 메이크업으로서 아모레퍼시픽 제 2의 중흥기가 도래할 것이다. 에스쁘아가 그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에스쁘아와 함께 성장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인생을 살다가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처럼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잘 닦아놓고 후배들이 오길 기다리겠다는 그는 최종적으로 작가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가 메이크업 달인으로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설 속 한 페이지의 소재가 될 것이며, 늘 새로운 꿈을 한 편의 글로 만날 그의 모습을 그려보니 오늘 그와의 만남은 내게도 꿈을 꾸게 했다. ‘내가 진정 마음속에서 원하는 것은 뭘까?’ 그와의 짧은 만남 역시 한 편의 꿈같았다. 

* 류태경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전하는 메이크업 팁

1. ‘보습’이 가장 중요한 겨울철 화장법

각질이 쉽게 쌓이고 피부가 예민해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집중적 보습이 필요하다. 이때 메이크업이 얼룩지지 않으면서 촉촉한 피부를 만들어주는 스마트 뷰티 아이템인 ‘멀티밤’과 ‘오일’을 추천한다.

‘에스쁘아 모이스트 수딩 밤’은 유기농 올리브 오일과 라벤더 오일이 함유된 고농축 밤으로 건조한 부위에 즉각적으로 작용하며 빠른 보습을 부여하고 메이크업 후에도 촉촉하게 빛나는 광택을 유지시켜준다.

또 다른 뷰티 아이템인 오일은 여러 제품과 혼합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에센스나 크림에 섞어 바르면 수분 보호막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베이스 제품과 섞어 바르면 윤광 메이크업이 가능하다. ‘에스쁘아 어드밴스드 뷰티오일 퍼밍제품’은 호호바씨 오일과 라벤더 오일의 성분이 함유되어 끈적임 없이 부드럽게 흡수되고, 촉촉한 피부로 케어해주는 탄력 보습 페이스 오일이다. 1~2방울 정도 손에 덜어 얼굴 전체를 감싸듯 지그시 눌러 흡수시켜주면 된다.

2. 그루밍 족, 남성들을 위한 화장법

최근 화장하는 남자가 어색하지 않다. 스타들은 물론 일반 남성들도 메이크업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너무 과하거나 들뜬 화장은 거부감을 주기 마련이다. 이에 피부톤을 균일하게 해줄 정도의 가벼운 메이크업을 추천한다. 본인의 피부보다 한 톤 정도 어두운 컬러의 무겁지 않은 비비크림 혹은 수분이 많이 함유된 파운데이션 제품이 좋다.

또한 눈썹은 남성의 강인함을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 선이 또렷하고 굵으며 숱이 많은 눈썹이 매력적이다. 눈썹 아래 부분에 지저분하게 난 털을 정리하고 자신의 헤어와 가장 비슷한 색상의 아이 브로우 펜슬로 눈썹의 빈 부분을 채우듯 그려준다. 이때 눈썹 앞부분은 진하게 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립스틱 노웨어 : 한번의 터치만으로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무게감 없이 입술 위에 얇고 가볍게 밀착되는 제품으로, 컬러감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

페이스 슬립 하이드레이팅 컴팩트 : 피부를 실크 슬립으로 감싼 듯 눈부시게 매끄러운 피부를 연출해주는 크림 타입 컴팩트 파운데이션 제품이다.

젤 아이라이너 : 탁월한 지속력으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밀착되어 번지지 않으며, 선명하고 또렷한 라인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다.


신원경 기자 lovesleep28@beautyhankook.com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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