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인 NPD그룹 발표…“미국 여성 50% 화장품 성분 보고 산다”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사드 정국과 함께 미국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안전한 성분 함유 화장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스킨케어 화장품 소비자의 절반 가까이가 구매 시 성분을 중요한 구매 결정 요소로 여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

KOTRA 뉴욕 무역관이 시장조사기관인 NPD그룹이 발표한 ‘2017년 여성의 페이셜 스킨케어 소비자 동향 보고서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40~50%가 적극적으로 성분을 살펴보고 화장품을 구입하고 있다.

해당 소비자들은 유기농 혹은 자연성분이 함유 됐는지와 특정 유해성분(향료, 파라벤, 글루텐, 프탈레이트, 설페이트)이 배제됐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NPD그룹의 뷰티산업 분야 애널리스트인 Larissa Jensen은 “식품부터 의류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서 자연 성분과 안전한 성분을 추구하는 것이 현재 트렌드”라며 “화장품 산업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제품과 제조과정에 대한 모든 정보가 완전하게 공개되는 것을 원한다”며 “전 성분이나 제품의 테스트 과정 공개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소비자의 성분 관심도 증가는 민감성 피부 소비자의 증가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NPD그룹의 조사에 참여한 스킨케어 소비자의 48%는 자신의 피부를 민감성이라고 응답해 2년 전 같은 조사에서 기록한 44%보다 증가했다.

또한 민감성 피부를 위한 포뮬러의 화장품과 민감한 피부에 자극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진 향료가 배제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비율은 50%로 지난 2015년보다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벤, 글루텐, 설페이트, 프탈레이트가 함유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한다는 비율도 2015년 33%에서 2017년 40%로 늘었다.

실제로 자연성분이나 웰니스에 포커스를 둔 화장품의 판매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NPD가 2017년 8월을 기점으로 지난 12개월간 프리스티지 스킨케어 제품의 판매 시점 정보관리(Point-of-sale)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웰니스와 자연성분을 강조한 제품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해 전체 시장 성장률인 6%를 크게 앞질렀다.

또한 같은 기간 해당 품목의 매출액은 13억 달러를 기록해 전체 시장 매출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수년간 뷰티 제품에 함유된 화학성분의 유해성이 지속적으로 보도되면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화장품의 전성분의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서 정보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화장품에 함유된 화학성분에 대한 유해성에 대한 소비자 교육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피하고 싶은 제품의 함유 성분으로는 NPD의 설문조사에 제시됐던 파라벤, 설페이트, 프탈레이트 외에도 알루미늄, 탈크, 트리클로산, 향료 등 매우 다양했다.

이에 따라 관련 정보 제공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뷰티 전문 블로거와 매거진, 신문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화장품에 포함된 유해 성분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어렵지 않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환경단체인 EWG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뷰티 제품의 전성분을 분석해 매긴 안전 등급을 공개하고 있으며, 화장품 쇼핑 전 이를 참고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EWG는 화장품 업체를 대상으로 EWG가 정한 유해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제품에 안전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한국 화장품 가운데는 아이소이, 아로마티카 등이 EWG 인증마크를 취득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심플 인그리디언트(제조성분 및 과정을 최소화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 트렌드가 화장품 분야로 확대되는 현상을 만들기도 했다.

아르간, 코코넛, 올리브, 호호바 등 100% 천연오일의 인기가 급증한 것도 이러한 소비자의 선호도 변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자연 성분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내추럴'이나 '유기농'이라는 패키징의 문구에 대해서도 높은 호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내추럴 성분의 인기는 쌀겨, 달팽이 점액, 인삼 등 그동안 미국에서 사용하지 않은 자연성분을 화장품에 함유한 K-뷰티 성공의 요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마케팅도 변화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뷰티 비즈니스에 이용한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꺼리는 화장품 유해성분을 배제하고 제품을 제조하거나 브랜드를 론칭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자연주의, 안전한 화장품을 내세운 소규모 브랜드들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브랜드 스토리와 제품 철학을 효과적으로 홍보한 일부 기업들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트라 뉴욕 무역관은 “미국에서 클린 레이블 트렌드가 스킨케어, 색조, 바디, 헤어케어 제품 등 뷰티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며 소비자들은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아니라도 성분이 좋고 도덕적인 브랜드 철학을 가진 틈새 브랜드에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 K-뷰티 브랜드도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과 스토리 전달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신뢰도를 구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한 “자연에서 유래된 독특한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라면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원산지를 함께 표기하고, 원산지 정보도 함께 준다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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