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이익을 줌으로써 얻게 되는 소득이 소중. 돈을 버는 과정에서 유용성 혹은 가치를 창출해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이제 본격적인 무술년 새해다. 중국인들이 설날을 봄이 오는 춘절(春節)이라고 부를 만큼 어느새 봄기운이 성큼 다가 왔다.

우리 회사에서는 1주일 전인 2월16일 설날에 20층 강의실에 200여명의 친지들이 모여 합동 차례를 지냈다. 해외에서 온 친지들도 함께 했다. 차례상에 올린 지방(紙榜)에는 “인류 조상을 위하여”라고 썼다.

이날 필자는 자리를 함께 한 모든 친지들에게 2달러짜리 행운의 지폐를 선물했다. 세배 받을 처지가 아니어서 세뱃돈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함께 차례를 지낸 친지들에게 “올해 건강하고, 돈 많이 버시라”는 뜻으로 인사치례를 한 것이다.

설이 되면 집안이나 지역 사회 공동체의 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풍습이 바로 세배다. 또한 가까운 친지들 간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을 건네면서 서로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그럴 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건넸다. 조선시대 때 떡과 과일을 주던 풍습이 변해 1900년대에 들면서 점차 돈으로 주는 경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현재와 같이 전국적으로 일반화된 것은 1960년대 이후 근대화시기부터라고 한다. 세뱃돈의 유래는 고작 50여 년 전부터인 셈이다.

세뱃돈이 돈을 많이 벌라는 덕담을 대신하는 것이긴 하지만, 반드시 열심히 일한 돈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 있다.

자녀들이나 아랫사람이 얼마나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는지 1년 내내 지켜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해서 깨끗하고 알찬 돈을 많이 벌라는 격려다.

그렇다면 ‘깨끗한 돈’이란 어떤 돈일까? 물론 부정부패 안하고 정당하게 번 돈이겠지만, 그 의미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필요해진다.

“신권보다는 깨끗한 돈으로...”

한국은행이 설을 맞아 펼친 캠페인이다. 세뱃돈을 주려고 너도나도 은행에 몰려 신권으로 바꿔달라고 청탁을 하니 ‘깨끗한 돈’으로 세뱃돈을 주라는 권고다.

신권을 찍는 데만 한 해 1500억 원이라는 큰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5만원권 같은 경우는 띠 홀로그램 등 위조방지기술이 다수 부착돼 있어 인쇄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찮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욱 돈을 깨끗이 벌고 깨끗이 써야 한다. 신권은 제조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그리 정갈한 돈은 아닌 셈이다. 대신 돈을 아껴서 조심스럽게 쓰면 쓸수록 깨끗한 돈이 되어 오래오래 쓸 수가 있다.

경제학자(서울대 경제학과 김병연 교수)는 깨끗한 돈의 조건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는 정당한 방법으로 번 소득이다. 기업을 예로 든다면, 그 기업이 만든 제품에 대하여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고, 다른 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을 통하여 번 이윤이라면 그 액수와 관계없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한 이익을 줌으로써 얻게 되는 소득이다.

즉 돈을 버는 과정에서 유용성 혹은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박은 아무리 경쟁을 통하여 돈을 벌더라도 그 과정에서 타인에게 유용한 가치가 창출되지 않기 때문에 깨끗한 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렇게 볼 때 남을 이롭게 해서 얻어지는 소득이 가장 깨끗한 돈이다. 필자와 친지들이 홍익인간 사회를 위해 돈을 벌자고 다짐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필자는 설빔으로 2달러짜리 지폐를 준비했던 것이다.

2달러 지폐가 행운을 주는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1956년부터라고 한다. 당시 ‘상류사회’라는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같이 출연한 프랭크 시나트라로부터 2달러짜리 지폐를 선물 받고, 곧 모나코의 왕비에 오르자 행운의 돈이라는 속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새해 모두 홍익인간 사회를 위한 깨끗한 돈을 많이 벌기를 기원한다. 그렇게 되면 누구든지 왕도 되고, 왕비도 되는 행운이 함께 할 것이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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