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 화장품 브랜드, 중국 의존도 우리나라와 비슷…해법 고민하고 실천할 때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에 지나친 중국 수출 의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 문제가 우리 기업들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개최한 글로벌 화장품시장 동향 분석 세미나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화장품 브랜드 역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의 대륙별 화장품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가 전체 비중의 83.5%로 가장 많았고 미주가 9.6%, 유럽이 5.8% 순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불구 화장품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수출이 아시아 시장에 지나치게 쏠리고 있는 현상이다. 단연,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2017년 글로벌 브랜드들의 중국 수출 규모는 19억 달러로 홍콩 12억 달러, 미국 5억 달러, 일본 2억 달러로 중국과 홍콩을 더하면 중화권 의존도는 60%를 넘는다.

이 같은 수치는 국내 화장품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현재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중국 편향 수출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또한 최근 중국 편향 수출 극복을 위해 수출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들 역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수출 증가율이 타 대륙에 비해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유럽 지역 59.4% 등 타 지역의 성장률이 급증한 것처럼 수출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화장품 업계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는 중국의 화장품 관련 규제가 비단 사드 논란으로 인한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는 자국 브랜드 육성과 자국 내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화장품에 대한 강력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견된 사태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정부가 90년 후반 화장품 수입 자율화 시행 후에 자국 브랜드 육성을 위해 다양한 규제를 시행했던 것과 비슷한 분위기다. 물론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노력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결론만 놓고 보면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 1위 기업은 국내 로컬이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세는 놀랍다. 스킨케어 시장은 이미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색조화장품과 향수 등이 여전히 수입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정국 정부의 내수 시장 활성화 노력은 수입 화장품에 대한 세금을 계속해 내리고 있는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세금이 낮아지면 화장품 최종 소비자 가격도 낮아진다. 여기에 면세점을 강화하면서 할인 된 가격에 정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했다.

출국 길뿐 아니라 돌아오는 길에도 화장품을 면세점에서 살 수 있는 면세점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해외에 나갈 때보다 화장품을 자국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굳이 화장품을 타국에 가서 사올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나 해외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마진율이 낮아진다면 굳이 비용과 시간을 써가면서 현지에 진출에 많은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물론, 규모의 경제다. 중국인들이 사는 규모는 그 어느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때문에 마진율이 낮아지더라도 중국은 버릴 수 없는 시장이다. 결국 우리만 애가 타는 형국이 생길 수 있다.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진입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국 진출을 위해 한국을 교두보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가져가려는 중국인들을 위해 우리나라가 일종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미 제조 분야는 중국의 OEM 생산국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한류를 자국 화장품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있고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포지셔닝된 국내 유통 환경만 보아도 이러한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변화를 본다면 중국 사드 논란은 이제 핑계거리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자국 브랜드 육성 등에 대한 영향을 국내는 물론 세계 유명 브랜드들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안을 찾을 때다. 그 출발은 중국 편향 수출을 극복하기 위한 수출 다각화와 내수 시장 활성화, 그리고 브랜딩에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해야 할 것은 브랜딩이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과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이 현재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높은 인지도와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수입국의 규제 강화나 높은 가격과 무관하게 충성 고객들을 형성하며 영업을 영위하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철저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점진적인 노력, 그리고 꾸준한 제품 개발이라는 원론적인 명제가 필요한 오늘이다.

 
 
중국의 한류가 꺼지고, 국내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식어간다고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지난 5년여 동안 누렸던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찍 떠오른 해는 일찍 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화장품 한류는 사실 우리의 실력으로, 우리의 제품력으로 영광을 누렸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말 실력으로, 그리고 확고한 제품력과 전략으로 승부할 때다. 70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10위권 안에 든 화장품 강국, 아시아 맹주, 화장품 한류의 주역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딱 한걸음만 더, 세계에서 우리나라 화장품 중에서도 명품이라고 불리고, 명품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제품, 그런 브랜드를 만들어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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