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사드 정국 해소 못하고 매출 감소 계속…현실적인 대안 마련 필요할 때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2004년 첫 매장 오픈 후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전성시대를 풍미했던 스킨푸드가 결국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의 위기설이 다시 한 번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은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감소하면서 연일 매출 감소 현상을 보이며 위기를 맞고 있다.

매장 수도 계속해 줄어들면서 한때 2만개에 육박했던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수는 5000개 선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직영점 비율도 70%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2002년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 오픈 이후 17년여만에 화장품 브랜드숍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물론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스타 모델을 앞세운 콜라보레이션 제품 출시와 다양한 이벤트, 회원제 다각화와 타사 제품 판매, 서브 브랜드 론칭, 유통 다각화, 매장 리뉴얼, 해외 수출국 다변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다각적인 시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위기 극복의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례로 앞서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는 지분 매각이라는 총강수와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해 강력한 자금력으로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유통 다각화, 타 브랜드 인수 등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2015년 이전 폭발적인 성장세로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던 이니스프리도 O2O 도입, SNS 판매 등의 변화를 꾀했지만 여전히 매출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최근 토니모리의 홈쇼핑 진출을 비롯한 유통 다각화가 일부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가맹점을 근간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라는 업 특성상 직영점이 늘어났다고 해도 가맹점들의 이탈 현상이 나타나면 다른 화장품 브랜드숍들도 어려움이 가중 될 것이란 전망이다.

헬스&뷰티숍들의 성장세로 할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일각에서는 1990년대 국내 화장품 업계에 풍미했던 화장품 전문점의 몰락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이들 화장품 브랜드숍이 갖고 있는 상징성과 시장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들 시장의 침체는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은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뚜렷했던 국내 화장품 업계에 허리를 담당하며 중소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유통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은 합리적인 가격의 화장품으로, 화장품을 사치품에서 일상 생활용품으로 자리 잡게 했으며 국내에 화장품 OEM 생산 영역을 만든 장본인이며 한류 스타를 기용, 대한민국 화장품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해 온 주역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 개발로 국내 화장품 제조 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렸으며 화장품사와 유통이 연계된 사업 모델로 가맹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도 성공의 기회를 제공했던 유통이라는 점에서 화장품 브랜드숍이 국내 화장품 업계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적지 않다.

화장품 브랜드숍에 제품을 공급하는 OEM사를 비롯해 이들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맹점 등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는 다수의 사람들의 이른바 ‘밥줄’이 화장품 브랜드숍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도도화장품 부도와 함께 국내 화장품 업계에 연쇄 부도 태풍이 몰아쳤던 것을 생각하면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의 몰락은 업계 전체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시장 논리로 보자면 화장품 전문점 몰락과 함께 새로운 유통으로 화장품 브랜드숍이 등장했듯 새로운 유통들이 생겨날 것이란 예측도 나오지만 지금 당장 해답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결국 최근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경쟁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 개발과 중국 편향이 아닌 내수 고객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치열한 할인 경쟁으로 더 이상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의 경쟁무기는 가격이 아니다. 더불어 대형 유통들이 막강한 자금력과 인프라로 무장한 서비스를 제시하면서 중소 화장품 브랜드숍 입장에서는 서비스로 경쟁하기도 쉽지 않아졌다.

더 이상 오지 않는 중국 관광객들만을 기다리며 중국인들을 위한 제품, 중국인들을 위한 서비스, 중국 수출을 위한 노력도 의미가 없다.

최초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갖고 있던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양질의 제품 개발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다시 찾고 국내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을 전개할 때다.

또한 트렌드 제품에 의존하기 보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 육성 노력이 필요한 오늘이다.

위기였던 미샤를 다시 살렸던 비비크림, 이니스프리의 성공 신화를 만들었던 화산송이를, 네이처리퍼블릭을 세계에 알린 알로에수딩젤을, 잇츠스킨을 성장시킨 달팽이크림을, 스킨푸드의 이름을 각인 시켰던 푸드 체험 여행의 감동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희망해 본다.

이제 돌아 올 때다. 아직 늦지 않았다. 국내 고객들은 지금도 화장품 브랜드숍의 내일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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