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편지 읽는 무대에도 몰입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명작들을 연극 무대에 올리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이미 독자들에게 한번 검증된 베스트셀러나 유명 웹툰을 무대에 올리는 것.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역시 그런 사례들 중 하나다. 일본의 유명 스타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소설을 무대에 올린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은 중학교 시절 동창이자 지금은 오래된 연인 사이인 ‘준이치’와 ‘마리코’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15년 전 발생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내용이다.

마치 책 한권을 그대로 무대에서 배우가 읽어주는 형식으로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와 비슷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무대라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시공간의 오묘한 조화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의 감정을 편지글을 읽는 것으로 표현하다보니 배우들의 연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무대 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더블에스501의 김규종을 제외하면 이미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정평이 나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마리코의 오랜된 연인 ‘준이치’ 역에 ‘랭보’, ‘브로드웨이42번가’, ‘붉은 정원’, 연극 ‘쓰릴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부드러운 외모 속 강렬한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에녹’과 보이 그룹 출신이지만 이미 뮤지컬 ‘헤드윅’, ‘라카지’, ‘노트르담드파리’와 연극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M.Butterfly’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수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 ‘김다현’이 ‘김규종’과 함께 캐스팅되었다.

‘준이치’의 오래된 연인으로 중학교 시절 화재 사건 당시의 기억을 잃은 ‘마리코’ 역에는 배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붉은 정원’, ‘닥터지바고’의 디바 ‘이정화’와 또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키다리아저씨’, ‘안나 카레리나’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강지혜’가 무대에 올랐다.

그 외에도 어린 마리코 역에 송영미와 홍나현, 어린 준이치 역에 진태화와 황성훈, 가즈키 역에 조원석과 조훈, 야스타카 역에 이진우와 김진 등이 무대를 채웠다.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은 이들의 빛나는 연기력에 완성도 높은 원작이 함께 어우러져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사랑과 책임을 화두로 던진다.

편지를 주고 받는 이들의 이야기로 다소 정적일 수 있는 무대는 과거의 회상과 15년 전 사건의 진실에 대한 궁금증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책 한권을 그대로 읽는 듯한 수많은 대사와 마지막 종착지에서 보여준 열린 결말은 말 그대로 책 한권을 읽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그리고 그 결말과 함께 관객들은 생각한다. 사랑과 책임.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무대가 끝난 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연출은 이렇게 말한다. “가까이 있을 때 가장 멀었던 이들이 멀리 있을 때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던 것은 편지다”, “책임 때문에 외면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다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늦은 것은 없다. 그리고 진실은 늘 밝혀지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반드시 어떤 식으로 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다. 그 과정을 아는 이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화두가 된다.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을 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 실제 당사자의 몫이라면 그 과정을 아는 이들의 몫은 무엇일까.

마치 책 한권을 다 읽고 나서 긴 여운이 남는 듯,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역시 관객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그 해답은 관객 스스로의 몫이다.

한편 연극 ‘왕복서간往復書簡: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은 지난 9월 27일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개막, 오는 11월 17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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