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세이유 중국 쌀 판매 시작ㆍ소비자 평가도 예상보다 긍정적

먹을거리만은 국내산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이 높은 일본인들의 입맛이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쿄 무역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인들의 ‘쌀’에 대한 최근 소비자 의식 조사를 한 결과 ‘수입쌀을 먹어보고 싶다’라는 의견이 25.3%로 예상보다 높게 나와 주목된다.

특히 먹어보고 싶다고 대답한 소비자들의 절반 이상이 ‘저렴하기 때문’을 첫 번째 이유로 들어 향후 일본 쌀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실제로 대형 유통업체인 세이유(Seiyu)가 최근 시험적으로 수입해 149개 점포에서 판매하는 중국 길림성산 ‘중국 길림쌀(中国吉林米)’는 5㎏에 1299엔으로 일본산 중 가장 저렴한 제품보다도 30% 가량 싼 제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제품을 시식한 소비자 평가 또한 나쁘지 않아 향후 이러한 수입쌀의 존재감은 소비자들에게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 주부들이 시식 후 ‘의외로 맛있다’고 하거나 ‘윤기와 향은 좀 떨어지지만 초밥용 밥이나 덮밥용으로는 괜찮을 것’이라고 한 답변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일본의 유명 규동 체인점인 ‘요시노야(Yoshinoya)’의 아베슈지 사장이 전년도 결산 발표 시 ‘수입쌀을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힌바 있으며 ‘마츠야(Matsuya)’에서는 올해 2월 호주산 쌀을 도입한 후 매출액이 2개월 연속 전년보다 증가하기도 했다.

또한 대형 스시 체인점인 '갓바(Kappa)스시'는 사이타마현의 2개 점포에서 스시용으로 미국산 쌀을 시험 도입하기로 하는 등 일본 외식업계의 수입산 쌀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면서 쌀 도매상으로 수입산 쌀에 대한 샘플 제공 가능 여부와 가격에 대한 문의 또한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도쿄 무역관은 지난해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쌀에서의 방사능 물질 검출 발표 등이 잇따르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일본산 쌀을 고집했던 의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수입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해 일본산 쌀 가격이 전년 대비 약 20% 상승함에 따라 각 외식업계에서 비용을 줄이고자 수입쌀 도입을 검토한 것 또한 이러한 흐름의 시발점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품질에 대한 신뢰감도 수입쌀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과거 1993년 일본의 쌀 부족으로 긴급 수입됐던 태국쌀은 일본의 자포니카종과 상당히 달라 소비자들이 악평을 받았으나 최근 수입쌀은 일본쌀과 동일한 종인데다 맛도 비슷해 점차 소비자들도 이에 익숙해 질 것이라는 것.

이와 관련 도쿄 무역관은 “일본의 쌀 수입은 정부가 관리해 수요가 늘어도 수입쌀 공급량이 상당히 제한적(연간 10만 톤 이상의 수입은 관세율이 778%)이라 어느 정도 이상의 시장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러한 일본 소비자들의 수입쌀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주식인 쌀의 변화로, 이는 수입식품 전반에 대한 더 개방적인 인식 변화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쌀은 일본의 주요 식량으로 일본 정부가 수입을 직접 관리하며 1995년부터 우루과이 라운드 협정을 계기로 일정량의 미니멈 액세스(MA) 범위에서 수입을 시작했다.

현재 총 수입량은 연간 77만 톤으로, 이 중 10만 톤은 주식용 쌀로 매매 동시 입찰(SBS) 방식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이외에 MA쌀이라고 하는 것은 주로 가공식품, 사료, 원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SBS방식의 주식용 수입쌀은 일본의 주요 상사와 도매업체가 함께 일본 정부에 매입을 신청하고 입찰에 참가해 낙찰 받으며 상사는 낙찰한 수량을 해외에서 사들인 후 도매업체에 매도한다.

현재 주식용 수입쌀의 비중은 일본의 연간 쌀 소비량인 약 800만 톤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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