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플래그십 스토어’
북촌 설화수의 집, 관광코스로 자리잡아…
재미와 신박함이 가득한 도산 위글위글 새로운 랜드마크로!

오프라인 매장이 즐거움으로 채워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야외로, 번화가로 향하면서 브랜드는 고객과 접점은 넓히고 고유의 문화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전략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에 집중하고 있다. 입지 선정도 중요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살펴보면,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 혹은 타깃 고객과 밀접한 장소에 위치해 스트리트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설화수의집 홈페이지 캡처
사진= 설화수의집 홈페이지 캡처

북촌의 명소로 자리잡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의 집’은 한국의 전통과 미감을 중시하는 ’설화수’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았다. 1930년대 한옥과 1960년대 양옥을 연결해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 기존 한옥과 양옥의 구조와 외관, 자재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건설해 전통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서울시 주관 ‘제7회 서울 우수 한옥’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전통 예술의 가치에 매력을 느끼고 북촌을 찾는 방문객의 취향을 공략한 ‘아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흙. 눈. 꽃-설화, 다시 피어나다’를 주제로 전시 이벤트를 개최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경험을 작품에 투영시킨 다나 와이저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16인의 작품을 한곳에서 모아 화제가 되었다. 전시 예약 오픈 4일 만에 전일 매진을 기록했고, 한 달 동안 1만 6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해 인기를 입증했다.

사진제공=위글위글
사진제공=위글위글

아트쉐어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은 지난달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위글위글 집(Zip) 도산’을 오픈, 일주일 사이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도산대로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압구정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0%를 기록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등 감성 베이커리와 카페, 고급 음식점들이 도산대로에 들어서면서 젊은 층의 소비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제공=위글위글
사진제공=위글위글
사진=공승연 인스타그램
사진=공승연 인스타그램

‘위글위글 집 도산’은 ‘컬러’를 앞세워 도산대로를 찾는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아기자기한 카페가 즐비한 도산대로에 등장한 ‘까만 성’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동화책에서 나온 듯한 외관은 모든 컬러를 섞었을 때 나타나는 아이러니한 컬러 ‘블랙’을 표현, 컬러풀한 내부 인테리어와 반전시켜 재미를 더했다. 내부는 위글위글의 개성 있는 IP를 바탕으로 세상의 모든 컬러를 담는 콘셉트를 표현, 총 4개의 층에 다채로운 체험 공간을 구성했다. 특히 3층에 위치한 ‘플립룸’은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으로, 배우 공승연이 천장에 거꾸로 서 있는 듯한 인증샷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70년대 장인의 수제화 거리로 유명세를 얻은 성수동은 최근 수많은 국내외 패션 브랜드가 진입하며 ‘패션 스트리트’으로 부상하고 있다. 성수동 특유의 트렌디한 분위기에 ‘힙한’ 맛집과 카페를 찾는 젊은 유동인구가 몰리면서, 해외 명품 브랜드 팝업 스토어부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쇼룸까지 성수동으로 집결해 ‘패션피플’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삼성물산의 패션부문 편집숍 브랜드 ‘비이커’는 지난 11월 성수 연무장길 인근에 약 1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성수동을 찾는 ‘힙한’ MZ 세대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빛나는 청춘’을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했다. 유명 아티스트 이광호 작가와 협업해 빛의 기둥에서 떨어져 나온 광물들이 박혀 있는 듯한 벽을 전시하는 등 반짝이는 젊음을 표현했다.

특히, 전 세계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문화를 비이커만의 차별화된 시선으로 큐레이션 해 선보인다는 ‘컬처 블렌딩 유니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 매장 2층에는 메종키츠네, 가니 등 젋은 층의 선호가 높은 ‘신명품’ 브랜드 제품을 위주로 비이커 큐레이션을 선보였다. 또한 1층에는 비이커 성수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컬러 제품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제공= 펜디
사진제공= 펜디

펜디는 지난 2월 청담동에 한국 첫 플래그십 부티크인 팔라초 펜디 서울을 오픈했다. 부티크의 4개 층에는 외관 파사드의 메탈 컷에 맞추어 각기 다른 대리석이 배치되었다. 내부는 거친 시멘트 기둥과 빛줄기는 고급스러운 대리석, 샴페인 메탈, 스틸과 조화를 이루며 펜디 특유의 코드와 이중성(dualism)이라는 전통을 강조한다. 여러 소재를 교차 배치해 원근감을 살린 플로어와 벽은 각 층마다 다른 컬러 팔레트로 서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펜디 컬렉션을 돋보이게 할 매력적인 배경으로 활약한다. 안쪽 벽 부분에는 페퀸(Pequin) 모티프의 스트라이프에서 영감을 받아 수작업으로 완성한 석고 디테일로 특별함을 더해 서울 안의 또다른 럭셔리를 경험할 수 있다.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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