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 버라이어티가 주는 신선한 재미

JTBC ‘히든싱어’가 인기를 얻으며 뮤직 버라이어티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의하면 4월 20일 ‘히든싱어’는 전국기준 4.32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 시간 대 종편 1위의 기록이자 그간 JTBC에서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들 중 최고 시청률이다. 더불어 지난 13일 방송분이 2.017%를 기록한 것의 두 배 상승한 수치로 주목할 만하다. 동 시간 대 방송된 채널A ‘웰컴 투 돈월드’는 2.134%, MBN ‘속풀이 토크쇼 동치미’는 3.09%, TV조선 ‘모녀기타’ 재방송은 0.761%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 JTBC 제공
▲ JTBC 제공

모창이라고 우습게 보다 큰 코 다친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한 ‘히든싱어’는 진짜 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을 섞어 놓고 목소리만으로 진짜 가수를 골라낸다는 포맷이다. 진짜 가수와 5명의 참가자가 블라인드 뒤에서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르면 청중단 100명이 진짜가수를 찾아낸다. 진짜 가수를 제치고 더 많은 청중단의 선택을 받은 참가자는 1000만원의 상금을 타간다.

원래 ‘히든싱어’는 2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평이 좋게 들리자 재정비를 해서 시즌1(총 12회)으로 정규 편성한 것이다.

블라인드 뒤에서 노래를 하는 6명의 목소리에 시청자들은 귀를 기울인다. 전문 보컬트레이너에게 2~3주 동안 지도를 받은 참가자들의 모창 실력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할 만큼 뛰어나다. 진짜 가수 보다 더 가수 같은 가창력은 물론이고 숨소리, 호흡, 발음 같은 세심한 부분까지 비슷하다.

이제까지 ‘모창’은 진짜 가수보다 못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하나의 장기자랑에 지나지 않았다. 명절날 으레 방송되는 ‘모창대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반면 ‘히든싱어’에서 보여주는 모창은 새로운 음악 영역을 개척했다고 평가할 만큼 모창의 퀄리티나 연출 면에서 뛰어나다. 모창을 대하는 이 프로그램의 태도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재미와 감동, 긴장과 반전이 있는 뮤직 버라이어티
박정현, 김경호, 성시경, 조관우, 이수영, 김종서, 바비킴, 장윤정. 하나같이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한 명가수들이다. 이들의 히트곡들을 모창가수들을 통해 다시 듣는 즐거움도 ‘히든싱어’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모창 참가자들 대부분은 자기가 롤 모델로 생각했던 가수를 따라하다 보니 지금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한다. 진짜 가수와 한 무대에 오르는 모창 참가자들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다. 좋아하다보니 어느새 잘하게 됐다는 교훈이 자연스레 녹아든 것이다.

‘보이스 오브 코리아’처럼 원래 가수가 꿈이었던 참가자들도 상당수다. 20일 방송된 ‘장윤정 편’에서 김성명씨는 외모 때문에 가수의 꿈을 포기하고 생계형 방송작가로 뛰어들었다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그런 모창 참가자들은 자연스레 뛰어난 실력으로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실제로 김경호는 자신이 탈락 할까봐 두렵다며 ‘나는 가수다’ 출연 때 보다 훨씬 긴장된다고 전했다. 김경호 뿐 아니라 출연한 대부분의 진짜 가수들은 자신이 모창 참가자들에게 뒤처져 떨어지게 될까봐 초조해 하는 모습을 보인다.

매 라운드마다 아슬아슬하게 탈락을 면하는 진짜 가수들. 반면 팬도 알아맞히기 힘들 정도로 실력 있는 참가자들. 진짜 가수들의 굴욕과 오버랩 되는 모창의 재발견이 80분 동안 채널을 고정시키는 힘이다.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히든싱어’. 종합편성채널 토요일 전체 프로그램에서 시청률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금. ‘뮤직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서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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