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연기력vs원숙미 넘치는 중년배우의 활약
‘최고다 이순신’은 극 초반 진부한 스토리, 주연인 아이유의 연기력 논란, 출연 배우 중 소위 말하는 톱스타가 없는 점 등으로 우려를 낳았으나 비웃기라도 하듯 점차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통통 튀는 젊은 드라마, 상큼한 출연자!
극 중 아이유는 ‘이순신’이라는 캐릭터로 답답하고 야무진 구석이 없는 아이에서 스타로 성장하게 될 인물이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백마 탄 왕자, 조정석까지 합세해 설렘을 전해주고 있으며, 대선배인 이미숙이 엄지까지 치켜들며 칭찬을 했다는 유인나의 톡톡 튀는 연기력은 활력으로 브라운관을 채운다.
초반 아이유의 연기력 논란으로 별반 기대를 하지 않았던 시청자는 요즘 아이유의 이순신 캐릭터에 푹 빠졌다는 후문이다.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도 사랑스럽게 들릴 정도로 배역에 몰입하고 있으며 예쁜척하지 않는 털털함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감초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배그린의 철없고 대책없는 캐릭터도 짜증보다는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이혼이 죄냐고요? 다시 연애할 수 있는 기회죠!
러브라인도 분명 존재할 터. 의리 있고 예의바르고, 마음 푸근한 빵집총각 정우가 바로 손태영의 새로운 사랑으로 찾아온다.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남자의 존재는 여심을 두드리고, 이런 캐릭터는 의리와 끈기, 도전과 용기로 여심을 사로잡을 충분한 조건을 갖춘 남자다. 남자의 의지로 여자는 다시 용기를 내게 될 것이고, 수많은 커플이 그러하듯 풍파와 고난 뒤 진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행복한 울타리 안에서.
#배우 조정석, 진지와 개그를 넘나들다
코믹배우로 각인되어있는 조정석의 연기가 심상치 않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의 잔상이 분명히, 너무나 남아 있긴 하지만 부잣집 아들도 나름 괜찮다는 반응이다. 다만 완벽한 인물이 아닌, 허술하고 매너 없고 흥분도 잘하는 살짝 귀여운 캐릭터다.
이런 인물이 진지해 질 때 여심은 흔들리기 마련. 화면 속 조정석은 시청자의 마음까지도 들었다, 놓았다 답답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훗날 우리의 예상은 아이유와 조정석의 러브라인인데, 이 내용을 들은 모 남자 기자 ‘저러니 남자들이 장가가기 더 어려워지지, 드라마가 다 망쳐 놓는단 말이야’라며 투덜댄다.
#중견 여배우의 활약과 따뜻한 가족애, 다시 찾는 행복으로…
물론 순신이에게는 죄가 없다. 고두심은 사랑의 대상이 증오가 된 케이스고 이미숙은 그 철두철미한 성격에 맞지 않게, 누구 딸인지 알면서, 자신의 딸인 줄은 전혀 모르는 혹은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독하고 냉정한 사람이다.
앞으로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지만 주말드라마라는 특성에 맞게 해피엔딩을 그려보고 있다. 순신이 낳아준 엄마가 진실을 알고서도 악행을 계속할지, 개과천선을 해서 눈물로 호소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인간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게 되면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이미숙의 악행을 지켜보는 것도 ‘최고다 이순신’을 보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어쨌든 최고다 이순신 속 배우들, 최고다!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