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업계 폐쇄성, 화장품 기업 대표들 고객과의 '소통' 의지 절실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스마트폰 시대 속에서 기업들의 화두는 단연 ‘소통’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다양한 SNS를 통해 고객과 대화하고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는 문화가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하지만 최근 경기악화로 전체 소비재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유독 성장세를 유지하며 주목받고 있는 화장품 업계의 대표들은 이러한 ‘소통’에 대해 무심한 모습이다.

유독 타 산업과 달리 고질적인 폐쇄성으로 노출을 꺼리는 화장품 업계의 대표들이 고객과 또는 일반 대중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

일례로 고객과 소통하기 가장 적합한 언론 매체의 경우 화장품 대표들의 인터뷰를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타 업종과 달리 고질적인 업계 폐쇄성으로 대표 인터뷰를 거절당하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 심지어 화장품 업계 경력이 많은 기자라면 애초에 인터뷰 요청조차 생각하지 않을 정도다.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과 2위인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대표는 물론, 최근 소위 국내 화장품 업계 빅 10 중 인터뷰다운 인터뷰를 한 언론 매체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B2B 영업을 하는 화장품 OEM사 대표 인터뷰가 더 많이 눈에 띄는 것도 이색적인 현상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한국의 화장품을 대표하는 대한화장품협회장을 역임하고 있어 대표성을 갖고 있음에도 최근 몇 년간 대한화장품협회장 타이틀로 인터뷰를 진행한 사례가 없다.

업계 1, 2위는 고사하고 코리아나화장품, 한국화장품의 대표는 만나기조차 어렵다. 소망화장품의 경우도 강석창 대표 퇴임 이후 대표 인터뷰를 찾을 수 없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원브랜드숍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에이블씨엔씨의 서영필 회장을 필두로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네이처리퍼블릭 등 토니모리 김중천 대표를 제외하면 포털 등에 인터뷰 기사를 찾는 것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물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터뷰를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위사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타 업종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때문에 기자들 사이에서는 ‘화장품 업체 대표 인터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에는 새롭게 취임한 한 신문사 편집국장이 직접 업체를 찾아 대표와의 만남을 요청했다 거절당해 홍보팀과 승강이를 벌인 사건도 있었다.

기자가 대표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은, 또는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업계의 관행은 분명 최근 고객과의 ‘소통’을 화두로 보고 있는 시대 상황 엇박자다.

비단 매체와의 인터뷰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화장품 기업 대표 중 소비자 행사에 참여하는 사례도 매우 제한적이다. 과거와 달리 신제품 론칭식 등이 많지 않고 대리점이나 소매점 점주들과 만나는 행사도 줄었지만 화장품 선두 기업 대표들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들어내는 것을 좀처럼 볼 수 없다.

일부 화장품 대표의 경우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을 하는 사례도 있지만 이 역시 일방적인 자신의 말만 전한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이른바 ‘감성 산업’으로 어떤 산업 보다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원하는 니즈를 발 빠르게 파악해야 되는 화장품 산업에서 기업 대표들의 의지는 빈약해 보인다.

세계는 지금 ‘메이드인 코리아 화장품’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들도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화장품 업계는 고질적인 폐쇄성 때문에 업계 현실을 가늠할 수 있는 통계조차 변변치 못했다. 실제로 2011년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화장품 통계도 공개가 되지 못할 정도로 조사 자체에 어려움을 겪은바 있다.

하지만 최근 그동안 대한화장품협회에서 조사하던 내용들이 식약처로 이관되면서 화장품생산실적을 비롯한 다양한 통계들이 취합되고 있으며, 안전성이 부각되면서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화장품 생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들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이제는 화장품 기업과 화장품 선두 기업들의 대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류 스타들도 과거 신비주의를 고수하던 것에서 이제는 고객들 속에서 서로 호흡하고 소통하는 이들이 인정받는 시대다. 이제는 화장품 업계 대표들도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한 걸음 밖으로 나오는 것은 어떨까. 화장품 기업 대표님들 이제 고객과 '소통' 합시다.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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