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와 봉태규의 연기는 훌륭...영화가 가지는 매력은 글쎄...

요즘 극장가는 참 살벌하기 그지없다. ‘아이언 맨3’의 철 주먹에 개봉 중인 영화들 모두 나가 떨어지고 있다. 극장 점유율 70%라는 무시무시한 수치로 한국 영화들을 짓누르고 있는 아이언 맨3의 활약 아래서 개봉하는 ‘미나 문방구’의 도전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다.

▲ 예측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준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의 대결
▲ 예측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준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의 대결
사실 이와 같은 상황은 작년에도 벌어졌었다. 한석규, 하정우, 전지현, 류승범 주연에 액션으로는 일가견이 있는 류승완 감독이 100억을 들여 만든 액션 첩보극 ‘베를린’과 류승룡 주연의 휴먼 코미디 영화 ‘7번방의 선물’이 스크린에서 맞붙었을 때 ‘베를린’의 승세를 점쳤던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7번방의 선물’은 1200만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썼다.

‘아이언 맨3’와 ‘베를린’이 같지 않고 ‘7번방의 선물’과 ‘미나 문방구’도 다른 점이 많지만 대작 영화에 도전하는 그 패기만은 그대로 닮았다.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재미가 있는 영화 ‘미나 문방구’는 말 그대로 동심을 자극하는 영화다.

▲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데 지친 공무원 '강미나'
▲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데 지친 공무원 '강미나'
‘미나 문방구’는 겉보기엔 나라일하는 폼 나는 공무원이지만 사귀는 남자에게 결혼 청첩장을 받고, 납세자들에게 세금 납부를 촉구하러 돌아다니다 물벼락을 맞으며 작은 차라고 무시하는 외제차의 끼어들기에 교통사고까지 난 후 돌아오는 처분이 2개월 정직이라는 우울한 인생의 소유자 ‘강미나’가 아버지가 운영하는 문방구를 정리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 고향으로 내려와 골칫덩어리 문방구를 정리하기 위해 초딩들과 전쟁을 벌인다
▲ 고향으로 내려와 골칫덩어리 문방구를 정리하기 위해 초딩들과 전쟁을 벌인다
어린 시절 문방구를 운영하는 아버지 덕에 ‘방구’란 별명을 얻고 아버지와 불화를 쌓은 강미나는 골칫거리인 문방구를 팔기 위해 아이들에게 접근해 어울리며 차츰 어린 시절 받았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학교 공식 ‘왕따’ 소영이와 오성 문방구집 형제들 등 사연 있고 귀여운 아이들을 보노라면 관객들의 마음도 함께 치유되는 느낌이다. 곳곳에 등장하는 뽑기, 쫀득이, 눈알사탕 등 추억의 군것질거리와 고무줄놀이, 팽이치기, 스트리트 파이터 등 아이들의 놀이는 옛 추억을 더듬기에 그만이다.

‘미나 문방구’가 가지는 최고의 장점은 전체관람가라는 것이다. 시사회에서 봉태규가 “우리 영화는 전체관람가라는 것이 최고 장점이다.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면서도 재밌는 영화가 흔하지 않은데 우리 영화가 그렇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것처럼 특히 가정의 달에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은 강점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처럼 ‘문방구’라는 옛 추억을 메인 테마로 삼은 영화가 요즘 10~20대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냐는 점은 ‘미나 문방구’가 가지는 약점이다.

▲ 확실한 힐링을 보장하는 영화 '미나 문방구'
▲ 확실한 힐링을 보장하는 영화 '미나 문방구'
또한 감독과 배우들이 생각한 주요 관객층인 20대 후반에서 30대 관객들의 추억을 공략하기에 영화가 잡고 있는 중심점이 불안하다. 동심을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어른관객들이 유치하게 느낄 수 있고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전체 관람가라는 등급이 무색할 정도로 묵직하다.

동심과 스토리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했다고 말하기엔 중간 중간 질끈 눈을 감고 싶게 하는 장면과 대사들이 눈에 띈다. 스크린을 뛰노는 최강희와 봉태규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언제나처럼 합격점이지만 아역들의 연기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줄 평: 역시 가장 큰 문제는 12살을 넘는 아이들은 ‘아이언 맨3’를 택할 거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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